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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이연희, 드라마가 남긴 3가지 성과에도 불구 오점으로 남은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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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목요일 시청자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던 SBS <유령>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예상대로 조현민(엄기준 분)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고, 박기영(소지섭 분)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현민을 처벌할 것이라며, '조현민 리스트'를 인터넷에 뿌렸다.

 

조현민과 결탁한 정재계 인사들의 비리가 공개되면서 조현민은 궁지에 몰렸고, 박기영은 그에게 신효정이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괴물 그 이상도 될 수 있다고 주장하던 조현민은 자신의 손으로 자기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끝내 자살을 선택했다. 이야기는 필자가 어제 올린  <유령, 엄기준 자살 암시하는 결정적 복선!> 에서 예측한 대로 흘러갔다.

 

하지만 '악마' 조현민이 죽었어도 세상은 크게 변한 것이 없고, 여전히 사이버 범죄는 기승을 부린다. 김우현의 바람처럼 박기영은 이제 '좋은 경찰'되기 위해 자신의 해킹실력을 수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며, 경찰로서 자신만의 첫발을 내딛는다.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유령>은 당분간 그 여운을 잊지 못할 정도로 지난 20회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 그동안 <유령>이라는 드라마가 남긴 성과를 크게 3가지 측면으로 살펴봤다. 덧붙여 마지막회까지 과도한 PPL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이연희는 왜 드라마가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민폐캐릭터로 전락, 드라마의 유일한 오점으로 남았는지도 알아보겠다.

 

 

 

<유령>이 남긴 3가지 성과

 

1. 장르 드라마의 저변 확대

 

<유령>이 남긴 성과 가운데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것은 바로 장르드라마의 저변을 넓혔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드라마는 뻔하고 뻔한 스토리 구조가 반복되거나 혹은 출생의 비밀과 기억상실증 같은 막장 코드가 없으면 이야기가 나아가지 못하는 맹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전작 <싸인>에서 특수 수사물이라는 장르 드라마를 선보인 김은희 작가의 내공은 <유령>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하며, 본격적인 장르 드라마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한 <유령>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원들을 주인공으로 그간 우리나라에서 여러번 시도된 경찰 수사물이라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그 완성도에 있어서는 다른 경찰드라마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장르 드라마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멜로라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으며, <싸인>과 마찬가지로 스릴러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여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높이 살만 한다.

 

<추적자>의 성공에 이어 <유령>까지 흥행몰이를 함으로써 시청자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볼만한 장르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음에 환호성을 보내고 있다.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독특한 전개방식도 그렇지만, 디도스 사건과 여성 연예인 성접대 파문과 같은 현실 소재를 차용했다는 점도 <유령>이 남긴 성과라 볼 수 있다. <유령>을 떠나보내는 것은 물론 아쉬운 일이지만, 김은희 작가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일은 분명 행복한 일일터. 그녀가 <싸인>과 <유령>을 잇는 어떤 장르물을 가지고 돌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2. 연기력 갖춘 조연 배우의 재조명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들에서 공통점을 꼽자면 바로 연기력을 갖춘 주․조연 배우들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의 예를 떠올려보면 <추적자>의 모든 배우들이 그러했고, <골든타임> 역시 이성민의 존재감은 두 남녀주인공 이선균과 황정음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유령> 역시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 했다.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 권혁주 팀장 역할을 맡은 곽도원이 존재한다. 영화 <나쁜놈들 전성시대>에 이르러서야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을 정도로 무명이 길었던 곽도원은 <유령>에서 ‘소간지’ 소지섭에 밀리지 않는 연기력과 존재감을 과시하며, 사실상 소지섭과 투톱으로 드라마를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연기력 논란으로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연희 탓도 있겠지만, 곽도원 개인의 노력과 연기 잘하는 배우에게 관심을 갖는 최근 시청자들의 취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한다.

 

 

 

<유령>의 최대 수혜자는 곽도원이라 할 만하지만, ‘쪼린감자’ 송하윤과 ‘변태형사’ 임지규 역시 <유령>이 발견한 보물임에 틀림없다. 더 좋은 드라마가 나오기 위해서는 연기력을 갖춘 더 많은 배우가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명품 조연을 발굴하고 또 이들의 인지도를 높여준 <유령>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드라마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3. 디지털 사회의 문제점 제기

 

끝으로 <유령>이 남긴 세 번째 성과는 바로 <유령> 그 자체에 있다. <유령>이 전한 메시지 혹은 주제의식이라고 말을 바꿔도 상관없다. <유령>은 사이버 세계를 상징하는 ‘익명성’과 ‘파급력’이 잘못 악용되었을 경우 현실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그 끝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른바 정보화 사회에서는 누가 더 고급정보를 취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신분의 격차가 벌어지고, 심지어 생명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과연 사이버 세계라는 것은 현실과 무관한 세계인지, 그곳에서 통용되는 가치관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질문을 <유령>은 무겁지 않게 그려냈으며 또 성급하게 의미를 전달하려 애쓰지 않았다. 20회가 진행되는 동안 아주 천천히 우리는 조현민(엄기준 분)과 박기영(소지섭 분)이 대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결국 사이버 세계도 현실 세계와 다를 바 없음을 배울 수 있었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1분에 9만8천개의 트윗이 올라오고, 1억6천600통의 이메일이 오갈 정도로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명과 윤리의 가치를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전복시키는 일이 가능한 곳은 아니다. 사회가 점점 더 디지털화 되어갈수록 오히려 우리는 균형과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유령>은 아주 영리하게 전달해준 것이다. 역시 <유령>이 남긴 성과로 꼽기게 부족함이 없다.

 

 

 

이연희, 드라마의 성공 뒤에 감춰진 유일한 피해자

 

그렇다고 해서 <유령>이 완벽한 드라마였다는 것은 아니다. 이 드라마에도 유일한 오점은 존재한다. 바로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진 유일한 피해자, 이연희가 그 오점이다.

 

드라마가 총 20회 진행되는 동안 늘 따라다녔던 이연희 연기력 논란을 다시 한 번 재탕하려는 의미는 아니다. 어차피 드라마는 끝났고, 앞으로 이연희는 다른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때문에 연기력을 논하자는 게 아니라 왜 이연희가 이런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냉철히 돌아보자는 의미다.

 

 

 

물론 <유령> 전에도 이연희는 <에덴의 동쪽>과 <파라다이스 목장>등 출연한 작품에서 늘 연기력 논란을 겪었다. 그리고 몇몇 시청자는 <유령>에서 한결 나아진 이연희의 연기력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까지 한다. 25살 이라는 그녀의 나이에 비춰볼 때,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얼마든지 좋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유령>속 유강미 형사가 과연 이연희 라는 배우의 색깔에 맞는 캐릭터였냐를 따져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유령>의 유강미는 ‘얼짱 형사’로 나오지만, 사실상 드라마가 전개되는 동안 유강미는 박기영의 조력자에 머물렀을 뿐,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물며 ‘얼짱 형사’라는 별명에 맞는 에피소드가 부각된 것도 아니다.

 

이연희의 형사 역할을 보는 동안 자연스레 <추적자>의 박효주가 떠올랐다. 형사라는 직업은 감정에 따라 화도 낼 줄 알아야 하고 울기도 하고 또 때로는 분노에 휩싸일 수 있는 그런 환경에 처해있다. 하지만 <유령> 속 이연희는 그다지 큰 감정 변화를 표현해 내지 못했다. 그녀가 표현할 수 있는 감정연기의 폭이 작기 때문이다.

 

 

 

 

울고 웃고, 오열하며 또 때로는 방긋 웃는 박효주와 대조될 수밖에 없다. 애초 형사라는 직업 자체가 배우 이연희와 궁합이 안맞는 캐릭터였다는 뜻이다.

 

그나마 이연희가 배우로서 괜찮다고 느껴졌던 순간을 꼽자면, 영화 <순정만화>때다. 당시 고등학생 역할로 나온 이연희는 여고생 교복을 아주 잘 소화해 냈으며, 딱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 때의 배우처럼 어린 감수성을 잘 표현해냈다.

 

 

 

그녀의 너무 예쁜 얼굴이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있어 약점으로 작용한다면, 당분간 그녀의 비주얼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역할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무리한 연기 변신보다는 그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경험이라는 것을 그녀의 소속사가 깨달았으면 좋겠다.

 

때로는 주연 욕심을 포기해서라도 대선배들 아래에서 조연으로 연기에 대해서 공부하고 배우며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면, 그 또한 의미있는 행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무조건 주연을 꿰찬다고 해서 극이 모두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령>이 보여줬다. 그녀는 극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존재감이 희미해져갔으며, ‘조연보다 못한 주연’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아야 했다.

 

이번 기회를 오히려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유령>은 분명 배우 이연희의 경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이연희는 <유령>의 유일한 ‘피해자’가 될 수도, 혹은 또 다른 ‘수혜자’가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그녀의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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