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신사의 품격, 이혼 결심한 민숙의 진짜 마음 보여준 결정적 장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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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중계로 인해 3주만에 돌아온 SBS <신사의 품격>은 역시 영리했다. 그동안 프롤로그에서 네 남자의 과거 에피소드를 보여줬던 <신사의 품격>은 11일 방영된 19회분에서는 처음으로 미래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이 에피소드는 4명의 남자가 여자의 노출을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선을 그려냈는데, 핵심은 '다른 여자의 노출은 괜찮지만, 내 여자의 노출은 안된다'는 남자들의 이중성을 꼬집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전하고자 했던 진짜 의미는 4명의 남자와 4명의 여자가 각각 커플로서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인데, 이는 바로 드라마가 결국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는 직접적인 메시지에 다름아니었다.

 

사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방송이 연기된 <신사의 품격>은 그동안 결말을 두고 많은 설왕설래가 오갔다. 관심은 역시 18회 방영분에서 갈등의 두 축으로 떠오른 정록-민숙 부부와 윤-메아리 커플이었다. 민숙의 이혼선언으로 패닉상태에 빠진 정록이 어떻게 슬기롭게 이혼 위기를 넘길 것인가와 윤이와 메아리가 태산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것인지가 시청자의 주된 관심사였다. 19회와 20회의 관전포인트 역시 이 부분에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19회 프롤로그를 통해 8명의 남여가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미래형 에피소드를 넣음으로써 작가는 남은 방영분의 방향을 미리 짚어준 것이다.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결말을 걱정하기 보다는 마음 편히 드라마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배려 넘치는 프롤로그 덕분에 이날 방영된 19회 역시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도진-이수 커플은 콜린이라는 존재를 받아들임으로써 이제 더 이상의 갈등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날 갑자기 이수의 친모가 나타나 도진을 만나는 장면이 그려져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자아냈다. 다행스럽게도 이수의 친모는 도진에게 이수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전했고, 도진 역시 '많이 사랑받는 여자로 만들어 주겠다'며 이수의 친모를 안심시켰다.

 

중년의 연애(?)답게 둘은 호텔데이트(?)를 즐기는 과감함(?)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그 호텔에서 집을 나온 박민숙을 만나면서 호텔데이트는 아쉽게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로맨틱코미디에서 갈등이 봉합되면 남은 것은 역시 '달달함'뿐이다. 도진-이수 커플은 이날 서로의 과거에 대해 묻고 따지며 또 토라지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달달하게' 그려내며 결국 결혼에 골인하게 될 것이란 암시를 남겼다.

 

 

 

 

윤진이와 김민종의 폭풍 눈물연기가 압권이었던 윤이-메아리 커플은 이날 태산의 극적인 'OK'싸인에 힘입어 연애에서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윤이는 태산앞에서 무릎까지 꿇으며 메아리를 달라고 설득했고, 태산은 그런 윤이를 보며 더는 자신이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실감했다.

 

태산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윤이와 또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동생 메아리가 서로 사귀다 헤어질 경우 친구와 동생 모두를 잃을 것이라며, 기왕 연애를 할 것이라면 바로 결혼을 하라고 마음을 밝혔다. 이에 윤이와 메아리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결혼 준비에 나섰다. 마지막회 예고편을 보면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메아리의 모습이 그려져, 이 둘의 사랑은 결국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확실시 된다.

 

 

 

 

문제는 역시 지난 18회 방송에서 돌연 이혼을 선언한 박민숙과 이제서야 아내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철없는 바람둥이 남편 정록이다.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가 처음으로 "이혼을 부탁한다"고 표현하자, 정록은 그동안 민숙이 입에 달고 살았던 이혼과 이번 이혼 선언이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민숙은 이혼서류 준비까지 모두 끝마치며 집을 나갔고, 연락이 되지 않는 민숙때문에 정록은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도진-이수 커플의 도움으로 민숙이 머물고 있는 호텔을 알아낸 정록은 민숙의 마음을 돌리고자 한걸음에 달려가지만, 그 자리에서 민숙이 내민 이혼서류에 충격을 받고 끝내 사인을 하고 만다. 사실상 둘의 이혼은 이제 더 이상 피할 길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민숙의 진심은 정말로 이혼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 정록을 사랑하고 있었고, 여전히 유머스러한 정록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민숙이 제시한 1/3 재산분할을 위해 정록은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3등분해서 그중에 하나만 갖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그런 정록의 모습을 보고 민숙은 끝내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퉁명스럽게 대하고, 아무런 마음이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여전히 민숙은 정록을 사랑하고 있고, 오히려 그 사랑때문에 이혼이라는 힘든 길을 선택한 것으로 그려진 것이다.

 

하지만 '이혼과 결혼 모두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해 떠나는 길'이라는 이날 대사처럼, 민숙은 머지 않아 자신의 행복은 이혼이 아닌 정록과 함께 있는 순간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정록이 내뱉는 말장난과 농담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일부러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연락을 두절하는 모습이 그걸 잘 말해준다. 사인까지 모두 완료된 이혼서류를 아직 법원에 내지 않고,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혼에 대한 민숙의 생각이 어떤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예고편에서도 정록은 그동안 다른 여자를 꼬시기 위해 썼던 작업기술(?)을 민숙에게 선보이며, 이제는 다른 여자가 아닌 민숙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민숙은 그동안 정록에게 사랑을 주는 것에만 익숙해 막상 자신의 사랑을 다 주고나니 힘이 빠져, 더 이상 사랑할 기운조차 없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물질적으로 가진 게 많고, 사회적 지위나 정신력까지 모든게 남편을 압도하다 보니, 이들의 사랑은 민숙이 위에서 아래로 사랑을 주는 일방통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숙이 이혼을 요구하는 순간, 정록에게도 드디어 자신의 사랑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일방통행이 아닌, 서로 주고 받는 사랑의 가치를 알아가면서 이제 민숙도 정록도 진짜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도하고 차가운 인상으로 할말을 다 마치고, 세상 누구보다 냉정하게 돌아선 민숙이지만 끝내 정록의 어이없는 행동에 웃음을 터트리고 만 이날 장면에서, 민숙은 드라마속 어떤 커플보다 진짜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이었다. 정말 김정난이 아니면 누가 이런 민숙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을까 싶은 장면이었다.

 

 

 

 

그동안 모든 일에 있어 완벽한 모습을 보인 청담마녀, 박민숙 캐릭터. 단 하나 그녀에게 있어 약점은 바로 남편, 바로 사랑이었다. 하지만, 이제서야 자신에게 매달리는 남편을 통해 그녀는 그 부족함마저 채워나가고 있다. 청담마녀에서 사랑에 빠진 청담소녀가 된 박민숙과 미워할 수 없는 정록의 사랑이야기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마지막회에 이르러서야 선보이게 될 이들의 달달함은 <신사의 품격> 떠나보내야 하는 아쉼을 달래주고도 충분히 남는다. 오늘도 편안마음으로 마지막회를 시청하고자 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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