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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초등학교 운동회, 1등 지상주의 부끄럽게 만든 아이들의 따뜻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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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초등학교 운동회, 1등 지상주의 부끄럽게 만든 아이들의 따뜻한 우정

 

우리는 누구나 1등을 목표로 합니다. 1등이 아니면 2등, 2등이 안되면 3등. 상위권에 못 들면 중위권이라도 들어가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단지, 학교에서만이 아닙니다. 사회에 나와 직장에 들어가서도 우리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합니다. 누구의 책임이 아닙니다.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덕목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성적도, 학교도, 외모도. 우리는 순위 매기는 걸 참 좋아합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줄 세우기 문화에 1등 지상주의가 만들어낸 왜곡된 현상입니다. 하지만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고치지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1등이 되어야 하니까요.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현실이 괴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짓밟힐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1등을 꼭 혼자만 하라는 법이 있을까요.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용인 제일초등학교 운동회의 달리기 시합 사진은 우리 어른들의 1등 지상주의를 참으로 부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면, 누군가는 1등을 하겠지만, 역으로 또 누군가는 꼴등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두가 손을 잡고 걸어가면 다함께 1등을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제일초등학교 학생들처럼 말이죠.

 

 

 

이 사진 속에서 아이들 다섯 명은 나란히 손을 잡고 결승선을 향해 걸어갑니다. 달리기 시합에서 모두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속내를 알고 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사진 속 맨 오른쪽에 있는 아이는 또래보다 작고 뚱뚱해서 항상 꼴지만 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지체장애 6급의 어린이입니다. 쉽게 말하면 키가 작은 사람인 것이죠. 당연히 달리기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운동신경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 학생에게 운동회는 학교가기 싫은 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매번 꼴찌만 했기 때문입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구들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고, 친구와 가족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홀로 늦게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건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언가 달랐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만큼 어쩌면 마지막 운동회가 될 수 있었던 이날, 결승선을 향해 달리던 친구들이 갑자기 달리기를 멈추더니, 가장 뒤에 있는 이 학생에게 달려온 것입니다. 그러더니 모두가 손을 잡고 한걸음씩 내딛어 결국엔 5명이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게 된 것입니다.

 

알고 보니, 매번 꼴등만 하는 이 학생을 위해 친구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감동적인 선물이 또 있을까요? 사전에 선생님께 양해의 말씀까지 구했다고 하니, 이 친구들의 속 깊은 마음을 짐작조차 못하겠습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한 아이들은 모두의 손에 찍힌 ‘1등 도장’을 키 작은 학생에게 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 다 1등이야.”

 

어쩌면 1등과 2등을 구분하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은 어른들만의 착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겐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함께 손잡고 걸어갈 용기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등수’에 민감했던 것은 아닐까요?

 



 

사진 속 사연은 키 작은 학생의 누나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리며, 자세한 정황이 밝혀지게 되었는데요. 다음은 이 학생의 누나가 쓴 글 전문입니다. 천천히 읽어보시면서, 우리 마음 속에 자리잡은 ‘1등 지상주의’를 한 번 되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진속 주인공의 큰 누나입니다.

 

제 동생은 남들보다 높은 하늘을 가졌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요. 제동생은 연골무형성증이라는 지체장애6급입니다. 쉽게 말하면 키가 작은 사람입니다.

 

한번은 동생이 놀이공원에 가서 자동차운전을 하는 놀이기구가 타고싶다고 했는데 키때문에 탈 수 없다는 직원분에 말에 언니와 저는 놀이공원에서 대성통곡을했습니다. 괜히 데리고 와서 실망감만 안겨주었다는 미안함에... 또 괜찮다고 웃어넘기는 동생 마음에 남을 상처 걱정에 눈물이 쉬지않고 흐르더라구요.

 

놀이공원쯤이야 안가면 되지하고 멀리하는데... 매년 동생에게 상처가 되는 날이 생깁니다. 바로 가을운동회... 특히 달리기요.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친구들과의 격차...

 

한번은 운동회 당일 아침에 가기 싫다고 하는데 그게 왜이리 맘이 아프던지요. 초등학교 5학년때는 담임선생님 께서 혼자 남아서 달리고 있는 제동생을 위해 같이 뛰어주셔서 저희 가족은 울음바다가 됐고요.

 

이번 초등학교 6학년. 동생 마지막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같은 조 친구들이 계속 뒤를 보면서 달리더니 심지어 결승선 앞에서 뒤에있는 동생에게 모두 달려와 손을 잡고 일렬로 다같이 결승선을 넘었습니다.

 

누구 하나 꼴찌가 되지 않고 모두가 일등인 달리기 경기가 되었습니다. 매번 꼴찌를하고 실망하는 동생을 위해 친구들이 담임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동생 몰래 준비한 선물이었습니다.

 

동생, 저희 가족, 선생님들 ,학부모들 모두가 놀랐고 동생과 저희 가족은 엉엉 울었습니다.

친구들의 마음이 너무 이쁘고 고마워서요. 우는 제동생에게 친구들은 해맑게 모두에 손등에 찍힌1등 도장을 보이면서 '우리 다 1등이야'라고 말하더군요.

 

이렇게 이쁘고 멋진 친구들과 'OO이형 이겨라' 라고 크게 외쳐준 동생들까지...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사화 되니... 감사합니다. 정말 착하고 소중한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위치한 제일초등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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