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여군특집3, 언프리티 랩스타2가 기대되는 이유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은 대부분 남성 중심이다. KBS, MBC, SBS의 간판예능이라 할 수 있는 <1박2일>, <무한도전>, <런닝맨> 중 여성 멤버는 송지효가 유일하며, 육아예능조차도 여성인 엄마보다는 남성인 아빠에 더 큰 포커스가 맞춰진다. 비자상파 방송으로 시선을 옮겨도 마찬가지다. ‘쿡방’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tvN <삼시세끼>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여성은 게스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예능프로그램 제목으로 사용되는 ‘사나이’, ‘오빠들’, ‘아빠’, ‘슈퍼맨’ 등을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이 남성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물론, 여성 중심의 예능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KBS 2TV <해피선데이-여걸파이브>를 시작으로, 2008년 SBS에서 내놓은 <골드미스가 간다>, 2010년 KBS에서 방영된 <청춘불패> 등은 여자멤버로 구성된 예능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 2007년 MBC 드라마넷에서 시작했던 <무한걸스>의 경우는 2012년 MBC 파업 당시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꿰차기까지 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아이템과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대부분의 여자 예능은 폐지 수순을 피하지 못했고, 이제는 아예 설자리조차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오디션 프로그램과 육아예능을 거쳐 지금의 쿡방까지. 예능의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하는데, 여성은 좀처럼 그 중심에 들어서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MBC <진짜사나이> 여군특집과 M-net <언프리티랩스타>처럼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진짜사나이>와 <쇼미더머니>의 ‘번외프로그램’이란 느낌이 강하지만, 여성 예능의 기근 속에선 이런 식의 이벤트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은 벌써 3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이번 시즌3에는 배우 유선, 한채아, 신소율, 한그루를 비롯해 개그우먼 김현숙, 방송인 사유리, 가수 제시와 걸그룹 CLC 최유진 등 8인이 합류를 확정한 상황이다. 매 시즌 대박캐릭터를 만들어내며 화제몰이에 나선만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여근특집3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총 11명의 여성 래퍼가 참여하는 <언프리티 랩스타2> 역시 기대되긴 마찬가지. 특히 이번 시즌 2에는 원더걸스 유빈과 시스타의 효린 등 걸그룹 멤버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시즌 AOA 지민이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이번 시즌2에서는 또 어떤 예기치 못한 ‘그림’이 그려질지 벌서부터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똑같은 포맷을 너무 우려먹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여성 중심의 예능의 설자리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런 검증된 포맷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록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그치긴 했지만,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흥행 이후 <레이디 액션>과 같은 여성 예능이 제작된 것처럼,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와 ‘언프리티 랩스타2’가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여성 중심 예능 제작에 불이 붙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과 <언프리티 랩스타>는 단지 성별을 바꿨을 뿐인데, 훈련받는 모습과 랩 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재미가 생겨난다. 늘 유행을 따라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트렌드를 선도하기 보다는 쫓아가기 바쁜 예능 제작자들에게 이 두 프로그램이 새로운 변주법이 되어 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