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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이순신> 고난의 연속 아이유, ‘출생의 비밀’ 꼭 필요했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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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속 아이유가 고난에 시달리고 있다. 믿고 따랐던 송미령(이미숙 분)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데뷔하기 전부터 안 좋은 루머가 나돌아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 것이다. 심지어 출연 예정이었던 뮤직비디오 가수의 팬들이 순신을 찾아와 “당장 그만두라”며 계란 세례를 퍼붓기까지 했다. 송미령의 방해공작 속에서 몸과 마음 모두가 지쳐가던 순신은 급기야 그녀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던 신준호(조정석 분)가 자신을 이용해 내기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큰 상처를 받았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꿈에 부풀었던 순신은 결국 연기를 포기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최고다 이순신> 속 아이유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 드라마의 타이틀 롤이라 할 수 있는 이순신이라는 캐릭터가 전형적인 ‘캔디’형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에게 닥친 온갖 고난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이겨내고, 끝내는 성공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순신에게 닥치는 고난과 오해 역시 그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일 뿐이며, 그녀가 결국 신준호와의 사랑과 연기자로서의 성공을 모두 거머쥐게 될 거란 전개는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현재 이순신에게 고난을 안겨주는 주체가 다름 아닌 그녀의 친엄마인 송미령이라는 점이다. 극 초반부터 <최고다 이순신>은 순신에게 얽혀 있는 ‘출생의 비밀’을 이야기 중심으로 끌고 와 송미령이 이순신의 친엄마임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카드를 극 중후반에 꺼내들면서 극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문법이었다. 당연히 이 드라마가 ‘출생의 비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왜냐하면 ‘불치병’과 함께 막장 드라마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출생의 비밀’을 이 드라마는 굳이 숨기지 않았고, 오히려 당당히 내세우며 극을 끌고나갔기 때문이다. 적어도 기존 드라마에서 다뤘던 진부한 방식이 아닌 색다른 재해석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뻔해도 너무 뻔한 출생의 비밀, 꼭 필요했을까?

 

하지만 12일 방영된 20회까지, 전체 50부작 중 40%의 이야기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고다 이순신>은 이 드라마가 왜 ‘출생의 비밀’을 들고 나왔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순신이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난 뒤 냉랭하게 변해버린 김정애(고두시 분)는 언제나 막내딸을 믿고 응원해주는 따뜻한 엄마 캐릭터를 잃어버림으로써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이순신이 자기의 딸인지도 모른 채 악행을 일삼고 있는 송미령을 통해 적당한 긴장감과 갈등 관계가 생겨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는 굳이 송미령이 이순신의 친엄마가 아니어도 가능한 설정이다. 이순신의 데뷔를 막거나 성공을 방해하기 위해서라면, 출생의 비밀이 아닌 다른 이유를 만들어도 얼마든지 무방하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굳이 송미령과 이순신을 모녀 관계로 설정하여 갈등 관계를 유발하고 있다. 의도치 않게 친엄마가 딸의 앞길을 막는 모습은 이 모든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시청자에겐 색다른 볼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지금이 아닌 앞으로다. 결국엔 송미령도 이순신이 자신의 딸임을 알게 될 것인데, 모든 비밀이 밝혀졌을 때 송미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이 폭이 너무 좁다는 게 문제다.

 

적어도 지금까지 진행돼 온 스토리만을 놓고 본다면 송미령은 이순신이 자신의 친딸임을 알게 된 후 그동안의 악행을 반성하며 눈물을 흘릴 것이고, 딸을 위해 본인의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을까 싶다. 순신 역시 미령이 저지른 잘못을 모두 용서하고 결국엔 화해하는 것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뻔해도 너무 뻔한 전개고, 그 뻔함에 바로 이 드라마의 근본적인 한계가 녹아있다.

 

 

 

 

사실 <최고다 이순신>의 전작인 <내딸 서영이>와 그 전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 역시 소재만 놓고 본다면 그리 신선한 드라마라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세 드라마 모두 주말극에 최적화된 이야기 구성을 들고 나왔으며, 홈드라마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극을 전개시켰다. 그런데 <넝쿨 때 굴러온 당신>과 <내딸 서영이>는 4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최고다 이순신>은 2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극적 전환점이 될 만한 사건도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최고다 이순신>이 보여줄 것이라고는 아이유와 조정석의 본격적인 로맨스와 송미령이 모든 비밀을 알게 된 이후 취하게 될 행동, 딱 두 가지 뿐이다. 하지만 평일 미니시리즈가 아닌 이상 주말 드라마에서 두 남녀주인공의 로맨스는 극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결국 남는 것은 이 드라마가 자신있게 내걸었던 ‘출생의 비밀’이 모두 밝혀졌을 때뿐인데, 이마저도 앞서 언급했듯이 진부한 신파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여전히 의문이다. <최고다 이순시>은 왜 ‘출생의 비밀’을 들고 나온 것일까. 재해석이 아닌 진부한 코드를 택한 것이라면, 차라리 끝가지 비밀로 하던가. 그것도 아니라 처음부터 ‘출생의 비밀’ 다 밝혔다면, 이제는 왜 욕먹을 줄 알면서도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를 들고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의 매회를 빼놓지 않고 울고불고 오열하며, 심지어 넘어지고 쓰러지고 계란까지 맞는 아이유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이야기 전개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어땠든 지금은 ‘출생의 비밀’ 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70·80년대는 아니지 않는가!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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