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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수상거부, 수상 남발 속에서 빛난 아름다운 선택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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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수상거부, 수상 남발 속에서 빛난 아름다운 선택

 

연말 시상식을 둘러싼 ‘사실인 듯 사실 아닌 사실 같은 이야기’ 하나가 있다. 바로 시상식에 참가하면 상을 받고, 그렇지 못하면 수상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상식을 준비하는 방송사 측에서는 아무래도 수상자 위주로 출연 요청을 할 수 밖에 없고, 상을 못받는 연기자 입장에서는 ‘들러리’를 할 바에야 아예 참가를 안 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상을 만들어 골고루 나눠주는 관행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도록 될 수 있으면 많은 연기자를 챙겨주는 것이 방송사 입장에서는 내년을 기약(?)하는데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연말시상식이 언제부터인가 ‘출석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이유나, 혹은 수상을 남발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물론, 한 해 동안 고생한 배우들이나 예능인, 그리고 가수들의 공을 칭찬하고, 또 모두가 기분 좋게 연말을 마무리 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상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며,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긴장감이 떨어져 지루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변도 없고, 감동도 없는 연말 시상식이 어느덧 막바지로 향할 무렵, 한 중년 배우의 수상거부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된 ‘2014 MBC 연기대상’에서 황금 연기상을 수상한 최민수가 수상거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삭식에 불참한 최민수는 <오만과 편견>에서 함께 출연 중인 백진희를 통해 감사인사를 전한 뒤, “현재 민생안정팀 부장 검사로 살고 있는데 뭐 한 게 있어야 상을 받지 않겠나. 그래서 이 상을 정중하게 거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상을 안주면 시상식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보편(?)화된 현실에서 최민수의 수상거부는 분명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신선함이 감동으로 다가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그의 수상 거부에 대한 자세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각종 매체를 통해 그가 수상을 거부한 진짜 이유가 공개된 것이다.

 

다음은 최민수의 수상 거부 소감 전문.

 

안녕하십니까. 민생안정팀 부장 문희만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런 의미 있는 작품을 하게 해주신 MBC, 김진민 감독, 이현주 작가에게 감사드리며 무엇보다도 '오만과 편견'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들께 감사 말씀 전합니다. 더불어 우리 인천지검 민생안정팀에게도요.

 

허나 다른 때도 아니고 요즘은 제가 법을 집행하는 검사로 살고 있기 때문에 말이죠.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죠 그죠? 해서 죄송스럽지만 이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고 합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 '오만과 편견'을 끝까지 사랑해 주실거죠? 그죠~

 

                        

 

최민수는 자신의 수상 거부를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표현했다. 극중에서 검사로 살고 있는 만큼, 적어도 법과 상식이 무너진 현실에서는 받을 수 없는 상이라는 의미였다. 게다가 최민수는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이라는 표현을 통해 아직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아직 2014년에 살고 있었다.

 

최민수의 수상거부 이유를 듣고 나니, 하루가 지나 해가 바뀐다 하더라도, 무너진 법과 상식이 바로서지 않고, 진실과 양심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2014년에 갇혀 지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수상거부가 아니었다. 한해가 다 지나가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소감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부디 내년에는 법과 정의와 상식이 바로서, 이런 수상거부가 되풀이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및 언론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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