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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종영, 이대로 끝낼 수 없는 3가지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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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주간 숨 가쁘게 달려온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가 드디어 종영을 맞았다. 강동윤은 대선에서 떨어졌으며, 8년형을 선고받았다.

 

백홍석은 비록 15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지만, 딸에게 덧씌워진 오명을 벗겼으며, 시청자들에게 진실은 승리한다는 걸 보여줬다. 게다가 작가는 “아빠는 무죄야”라는 수정이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는 심리적으로 해피엔딩이라는 결과를 선물해줬다.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 보이고, 드라마를 통해시청자는 현실의 울분을 달랜 것처럼 보인다.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수 없었던 촘촘한 스토리, 이를 뒷받침한 나무랄데 없는 중년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완급조절을 통해 방점을 찍은 연출까지, <추적자>의 성공요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처럼 훌륭한 드라마를 이제 보내야만 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은 남지만, 아직 이대로 끝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비록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현실에서 반큼은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아, ‘추적자를 이대로 보낼 수 없는 3가지 이유’를 짚어 봤다.

 

 

 

 

1. 검찰을 나온 최정우 검사 VS 승리의 미소를 짓는 박민찬 검사

 

딸의 죽음과 관련해 증거조작과 왜곡된 법 해석으로 절망한 백홍석(손현주 분)은 법정 살인을 감행하는 등 ‘사적 복수’를 진행했다. 비록 드라마 중간 최정우(류승수 분) 검사의 도움을 빌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복수를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권력과 자본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법의 존엄성은 그 자체로 침해받아서는 안되지만, 법과 정의를 무기로 그 권력의 치부를 낱낱이 파헤치고자 했던 최정우 검사는 끝내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이고, 급기야 검찰청을 나와 백홍석을 변호하는 변호사로 변신을 꾀하게 된다.

 

반면, “검사는 검사를 받으며 일하기 때문에 검사”라며 시종일관 최정우 검사와 백홍석을 괴롭힌 비리검사 박민찬(송영규 분)는 마지막 백홍석에게 무기징혁을 구형하고, 재판부가 15년형을 선고하자 승리에 가득판 미소를 지어 보인다.

 

 

 

 

종영 이후 스토리를 생각해보면 대표적인 한오그릅 장학생 검사인 박민찬 검사는 백홍석 사건을 계기로 승승장구 할 게 분명해 보이고, 진실과 정의밖에 믿을 게 없는 소시민을 권력과 자본으로 짓누를 게 뻔하다. 박민찬 검사가 입에 달고 사는 ‘법’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다수가 기대하는 그 ‘법’일 리가 없다는 점에서 ‘추적자’는 여전히 우리 가슴속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2. 국무총리 인사마저 좌지우지하는 서회장의 건재함

 

드라마 속 서회장은 스스로 이야기했듯, 황제와 다름없는 권력을 지녔다. 정치권력과 사법권력마저 좌지우지 하는 그의 존재는 우리사회에서 부르는 이른바 ‘자본권력’이다.

 

비록 서 회장의 딸 서지수가 뺑소니 사건 진범으로 긴급 체포되고, 아들은 해외로 도피, 막내 딸은 아버지 곁을 떠나 그는 모든걸 잃은 것처럼 묘사되지만 사실상 서 회장은 여전히 살아있는 존재로 숨쉰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은 듯 보이지만, 신임 회장을 집으로 불러 업무를 지시하는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서 회장은 살아있는 권력으로 정재계를 주무른다.

 

 

 

 

특히 신임총리가 아들 병역 문제로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하자, 전화 한통으로 해결해주겠다고 하는 모습은 믿을 게 ‘법’밖에 없는 소시민에게 무력감과 박탈감을 안겨준다. 우리가 승리라고 믿었던 사실조차도 서회장과 같은 자본권력을 상처내기에는 한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회장이라는 존재가 건재하는 한, 제2의 강동윤과 제3의 신혜라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우리의 눈에는 안보이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도 전화 한통화만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권력을 행사하는 또다른 이름의 ‘서회장’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럼으로 아직, 추적자를 이대로 끝낼 수 없다.

 

3. 서지수 체포 VS 강동윤 8년 VS 백홍석 15년이 주는 다른 의미

 

겉으로 보기에 드라마는 죄를 지은 모든 사람이 벌을 받는 것처럼 그려졌다. 실제로 악행에 가담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법의 심판을 받았으며, 심지어 절대권력자 서회장의 딸 서지수마저 진실이 힘에 의해 긴급 체포되었다.

 

하지만 백홍석은 15년을 선고 받았으며, 강동윤은 8년, 서지수는 재판을 받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일종의 열린 결말인 셈인데, 단순히 체포되었다고 해서 서지수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고는 결론내릴 수 없다. 서지수에게는 전화 한통으로 총리 임명건에 관여할 수 있는 아버지 서회장이 있기 때문이다.

 

 

 

백홍석이 15년의 형기를 마칠 동안 서지수는 물론이고 강동윤은 불구속 기소, 보석 석방, 특별사면과 같은 형태를 빌어 다시 우리 사회 기득권의 한 축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수정이의 “아빠는 무죄야”라는 대사에 눈물을 흘린다. 단지, 형량이 다르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그 형량을 온전히 채울 것인가를 따져봤을 때, 서지수 체포, 강동윤 8년, 백홍석 15년은 그 의미를 전혀 달리한다.

 

진실에 대한 백홍석의 추적이 끝남과 동시에 드라마 ‘추적자’는 끝이 났다. 하지만 진실에 대한 요구,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 드라마와 종영된다면 <추적자>는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못하게 된다. 현실에서의 ‘추적’은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인지도 모른다. 바로 추적자를 이대로 끝낼 수 없는 이유와 같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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