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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아라 자필편지가 비난 받는 진짜 이유

티아라 자필편지가 비난 받는 진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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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쯤되면 이제 유행이라 할 만하다. 얼마전 이민정과의 교제사실을 자필편지로 밝힌 이병헌에 이어 그룹 티아라가 '화영 왕따설'에 대해 공식 사과를 전했다. 사과의 형식은 기자회견이나 공식 보도자료가 아닌 '자필편지'공개였다. 이보다 앞서 티아라 소속사 코어미디어콘텐츠 김광수 대표는 화영 계약 해지와 관련 자필편지로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영화 R2B 소속사는 영화 홍보를 위해 군목부중인 비(정지훈)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으며, 많은 연예인들이 팬클럽과의 만남이나 공식행사에서 자필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은 왜 너나할 것 없이 이렇게 자필편지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혹시 원래부터 이들은 편지 쓰기의 달인들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한석봉도 울고 갈 명필의 소유자인 것일까? 물론 그럴 일 절대 없다. (이들의 취미가 편지쓰기가 아니라는 것에 필자의 전 재산을 걸어도 좋다.)

 

자필편지까지 공개했는데...왜 티아라는 아직도 뭇매를 맞을까

 

언론과 대중을 의식해도 너~무 의식한, 자필편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편지쓰기의 목적도 쉽게 알 수 있다. 비의 자필편지는 다분히 영화 홍보를 위한 목적성을 띄는 만큼 논외로 하자. 김광수 대표와 이병헌, 그리고 티아라의 자필편지에서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바로 이들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다.

 

김광수 대표와 그룹 티아라는 화영 사건이 불거진 이후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이들이 무슨 말을 해도 대중들이 믿지 않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병헌 역시 이성 문제, 특히 여자 연예인과의 스캔들에 있어서는 대중의 눈초리가 그리 곱지 않다. 이민정과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몇 차례 부인한 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자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진정성'을 부각시키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다.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 밝힌 내용이 아니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진심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필편지라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요즘 같이 인터넷이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 우편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는 이는 드물다. 하물며 부치지도 않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편지를 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에 펜을 꾹꾹 눌러 쓴 편지는 왠지 그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대변하는 것 같고, 또 일정부분 정서적 접근을 용이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교감과 공감이라는 코드에 있어서도 자필편지가 그냥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에 글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효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김광수 대표에 이어 최근 티아라가 공식 사과문격으로 발표한 자필편지는 그리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 같다. "왜 한달이 지나서야 사과를 하느냐"는 비판과 "이건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라는 정서가 보편적 대중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9월 예정된 컴백을 앞두고 발표한 의도적인 사과문이라는 점도 자필편지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다.

 

아마도 티아라의 자필편지 공개를 통해 여론 반등을 기대했던 김광수 대표로서는 이같은 후폭풍이 자못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 어려울 게 없다. 왜냐하면 소통에 있어 중요한 건 '형식'보다 '마음'이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 전달해야 할 '대상'이 틀렸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경구가 하나 있다. 바로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가 곧 메시지다"라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글을 쓰든 결국 그 사람이 선택한 매체(미디어)의 함의를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마음을 전하는 행위,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행위 모두가 '무엇'에 의해 규정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같은 메시지를 담더라도 동영상으로 사진으로 그리고 SNS로, 자필편지로 형식을 달리하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다른 느낌,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티아라의 공개사과가 자필편지라는 형식을 취한 것은 제법 영리한 선택인 거처럼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형식에만 치중한 나머지 중요한 사실 하나를 빠뜨렸다. 바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대상이다.

 

그들은 자필편지에 '사과'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러나 그들의 사과가 향해야 할 대상은 대중이 아니라 화영이다. 화영을 향해야 했을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꼴이 돼버렸으니, 누가 그 메시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겠는가? 그저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없는 이유다.

 

필자는 티아라 사건을 둘러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정도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다"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미디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메시지도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통의 시대에서는 결국 "마음이 곧 메시지"가 아닐까? 컴백활동과 무관하게 정말로 이들이 대중이 아닌 화영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굳이 자필편지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마음은 전해질 것이다. 그러니 그 진심이 전해질 때까지는 컴백에 대한 성급함은 잠시 내려놓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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