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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무관이 그리 큰일 날 일인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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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할 건 인정하자. 방송 3사의 연말 시상식은 더 이상 각 분야의 최고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다. 연기대상은 이제 지난 1년간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의 주인공에게 안겨주는 ‘공로상’급으로 전락한 지 오래며, 방송연예대상 역시 그 해 가장 공헌도가 높았던 스타나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게 다반사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연기가 뛰어나도 시청률이 뒷받침되어주지 않으면 후보에도 못 오르는 것이 현실이며, 수년째 한 프로그램을 묵묵히 지켜내며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도 방송사 입장에서는 그해 ‘반짝 스타’가 더 예뻐 보이는 법이다.

 

지난해 MBC 연예대상 박명수, 올해 KBS 연예대상 김준호, 그리고 올해 MBC <아빠!어디가?>팀의 단체 수상에서 볼 수 있듯, 이런 흐름은 이제 하나의 경향이 되어 가는 듯 보인다. 최근의 예능 트렌드가 특정 개인의 카리스마로 프로그램을 장악하는 분위기가 아닌 다수의 멤버 호흡과 팀워크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새로운 프로그램의 편성-폐지 주기가 짧아지는 것 역시 이런 흐름을 부채질 하는 요소다.

 

그렇다고 해서 각 분야의 최고자리를 논하는 거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은 아니다. 여전히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스타마케팅은 가장 유효한 전략임에 틀림없으며, 각 방송사들은 이른바 ‘1인자’라 불리는 이들을 섭외하기 위해 끊임없는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연말 시상식자리가 예전에 비해 그 의미가 달라진 만큼, ‘대상 수상’이라는 명예 역시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KBS에 이어 MBC에서마저 유재석의 대상 수상이 불발됐다고 해서 크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설령, SBS에서도 대상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 유재석이 9년 만에 무관으로 그친다 한들, 사실 그건 그렇게 큰 일이 아니기도 하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갖는 무게감이나 역할, 그리고 중요성은 단지 그 사람이 무슨 상을 받았는지 여부로 증명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분명 <해피투게더3>와 <무한도전>, 그리고 <런닝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하지만 그가 프로그램 속에서 뛰어난 이유는 대상을 많이 받아서도 아니고, 국민MC라는 타이틀 때문도 아니다. 오로지 철저한 자기관리와 준비성, 그리고 시청자와 호흡하고 웃음을 전달하기 위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세 프로그램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평가받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정당한 평가와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청자들이 유재석의 대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가 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마치 제대로 된 평가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서운함이 발생하는 것이다. 유독 유재석만 홀대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미 방송 3사의 연말 시상식은 자사 프로그램의 홍보와 공헌도가 뛰어난 사람들에게 상을 남발하는 자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중에서 대상을 차지한다고 한들, 온전한 평가를 받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자신이 응원했던 스타가 상을 받지 못했더라면, 그래서 서운한 감정이 들었더라면, 내년도 그 스타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챙겨보면 될 일이다. 방송사는 연말에 단지 대상 하나를 수여할 뿐이지만, 시청자는 한 해 동안 시청률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가 만들어가는 시청률이야 말로 스타에게 있어선 연말 시상식에서 주는 대상보다 더 값질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오늘 진행될 SBS 방송연예대상에서도 유재석이 무관에 그친다면, 언론과 여론은 난리가 날 것이다. 그것은 9년 만에 벌어진 ‘이변’이기도 하고, 유-강시대의 몰락을 고하는 상징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자가 앞장서서 내년도 유재석이 출연하는 3개의 프로그램을 방송 3사 통합 시청률 1,2,3위로 만들어버리면 어떨까? 아마도 유재석의 무관은 오히려 그를 더욱더 빛내주는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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