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윤후'에 해당되는 글 5건

  1. ‘아빠! 어디가?’, 윤후의 허세가 귀엽게 느껴진 이유 5

‘아빠! 어디가?’, 윤후의 허세가 귀엽게 느껴진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 광고 카피만큼 남자와 여자의 관계성을 잘 설명한 문구를 본 적이 없다. 시대가 변하고, 남자와 여자에게 요구되는 성 역할이 바뀌면서 둘 사이의 역학관계 역시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남자라는 동물은 여자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다. 인간뿐만이 아니다. 자연 생태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수컷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는 암컷을 의식한 의도성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명제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29일 방영된 <아빠! 어디가?> 속 윤후가 갑자기 ‘상남자’로 거듭난 이유 역시 지원이라는 여자친구의 존재를 떼어놓고 생각한다면 설명하기 어렵다. 그만큼 이날 윤후가 보여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 그리고 과장된 허풍과 허세, 남자다운 모습 등은 모두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컷의 본능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날 방송에서 윤후가 보여준 행동은 그동안 그의 모습과는 완벽히 대치되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혼자서 샤워를 할 수 있다고 큰 소리 치며, 정말로 욕실로 들어가 깔끔하게 씻고 나오는 모습이나 방안에 들어온 벌레에도 놀라지 않고 아빠가 잡아준 벌레를 버리고 오는 행동은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왜냐하면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거미 한 마리에 사색이 되어 울고불고 난리를 치던 윤후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늘 윤민수의 손에 이끌려 욕실로 향하거나 아빠가 씻겨 줄 때에도 장난을 멈추지 않던 윤후가 혼자서 씻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마치 일주일 만에 2~3살은 급성장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윤후의 그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뒤에 지원이라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윤후의 그런 성숙(?)한 모습은 쉽게 납득이 된다. 왜냐하면 남자는 적어도 여자 앞에서는 자신의 단점과 약점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매우 단순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씻을 수 있다는 지원이 앞에서 자기는 못 씻는다고 할 수 없고, 또 벌레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 지원이와 달리 혼자서 울게 된다면, 그것은 여덟살 윤후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모습인 것이다. 비록 속으로는 벌레가 무섭고, 혼자서 씻는 게 익숙지 않지만, 그럼에도 속마음과 달리 겉으로 보여 지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당당하고 남자다워 한다는 사실을 윤후는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유년기 남자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다.

 

 

 

 

가령, 이날 방송에서 윤후가 의자에서 넘어지고도 아프지 않다고 하는 장면이나, 윤민수가 끓여준 김치찌개를 먹으며 맵지 않다고 짐짓 허세를 부리는 장면은 지원이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윤후 나름의 필사의 저항과도 같았다. 누가 봐도 깜짝 놀랄 정도의 “쿵”소리를 내며 넘어진 윤후. 표정은 분명 울고 있는 게 분명한데 끝까지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윤후의 모습은 비록 지원이 앞이라 거짓말을 한 것이겠지만, 이를 통해 윤후는 참고 인내하며 울음을 아끼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김치찌개를 맛본 지원이가 “맵지 않다”고 하자, 자신도 안맵다고 따라하고, 끝까지 아빠가 준 김치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먹는 모습도 마냥 어리광만 부리던 이전 윤후의 행동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런 모습들이 결국은 여자친구 앞에서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 일종의 허세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떠리. 그 또래 아이들이 이성 앞에서 조금씩 자신을 가다듬고 성장해 나가듯, 윤후 역시 지원이라는 여자친구라는 존재 덕분에 본인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충분치 않을까.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윤후의 달라진 모습, 그리고 일시적인 행동들이 단지 가식적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귀엽게 느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빠! 어디가?> 초반만 하더라도 마냥 천진난만하고 명랑하기만 하던 윤후가 어느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시청자는 비록 <아빠! 어디가?> 속 아이들을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것이지만, 나머지 6일 동안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도 만나고, 집과 놀이터 등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그렇게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몸과 마음 모두 말이다.

 

지원이 앞에서 남자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윤후의 그 귀여운 허세가 너무도 인간적이며 따뜻하게 다가온 것은 비단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코어콘텐츠 및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