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4’ 케이티김의 반전드라마가 중요했던 이유

SBS <K팝스타4> 케이티김이 반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 주 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늦게 TOP10에 합류함으로써 ‘꼴찌’ 이미지를 구축한 그녀가 이번 주 TOP10 경연에서는 당당히 조1위를 기록, 가장 먼저 TOP8에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날 케이티김이 보여준 무대는 한마디로 ‘역습’이라 할 만 했다. 왜냐하면 케이티김이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만하더라도, 누구도 그녀의 TOP8 진출을 낙관하지 않았으며, 그녀를 과TOP10에 진출시킨 양현석의 결정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냐는 의문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케이티김은 정승환, 그레이스김, 릴리, 박윤하와 함께 B조에 편성돼 TOP8 직행이 사실상 어려워보였다. 심사위원들 역시 정승환, 릴리, 박윤하 셋 중에서 1,2,3위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티김은 모두의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었다. 그간 R&B 소울풍의 색깔을 유지해온 그녀는 지오디의 ‘니가 있어야 할 곳은’ 이란 노래를 선곡함으로써 놀라움을 안겨줬고, 5인조의 댄스곡을 마치 자신의 노래인 것처럼 손쉽게 소화함으로써 다시 한 번 심사위원과 시청자의 뒤통수를 때렸다. 음색이면 음색, 고음이면 고음, 그리고 즉흥적인 애드리브까지. 누구도 그녀의의 1위를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이날 케이키 김은 완벽 그 자체였다. 박진영의 기립박수가 과하지 않고 당연하게 느껴진 것은 그만큼 케이티김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케이티김이 보여준 이날의 반전드라마는 그녀 개인에게 있어서도 매우 의미있는 일일 테지만, 사실 <K팝스타4>이라는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녀는 다소 뻔하게 흘러가던 이번 시즌에 팽팽한 긴장감을 안겨줬다. 이진아, 정승환, 박윤하라는 3강 체제를 무너뜨림으로써 이제는 누가 우승후보가 될지 알 수 없는 복잡한 구도를 만듦으로써 끝까지 방송을 지켜봐야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만약, 케이티김이 별다른 이변을 일으키지 못한 채, 정승환과 박윤하의 TOP8 직행이 확정됐다면, <K팝스타4>의 재미는 분명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티김의 선전 덕분에 박윤하는 탈락 위기에 몰렸고, 정승환 역시 조3위로 TOP8에 올라가는 등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케이티김의 반전드라마는 <K팝스타4> 심사위원들에게도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3명의 심사위원들은 늘 “가능성”이란 말을 되풀이하면서도, 몇몇 참가자에게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심사평으로 한계를 긋곤 했다. 케이티김만 하더라도 TOP10에 진출하기 전 계속해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자 이것이 그녀의 한계가 아닐까 하는 지적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선곡하나에 따라 180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으며, 혹은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수준이 다른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케이티김이 보여줬다. 또한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어린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얼마든지 비약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날 케이 김은 몇 번의 노래만 듣고 그 사람의 한계를 단정짓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심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B조에 비해 A조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A조 역시 제2의 케이티김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최근 심사위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특정 참가자를 편애하는 경향을 보이곤 했는데, 케이티김은 여기에 제대로 펀치를 날렸다고 생각한다.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기고 또 감동받을 수 있는 무대를 꾸민다면, 만장일치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일지 모르는 <K팝스타4>는 케이티김의 반전드라마 덕에 더욱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TOP10의 무대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 또 최종 우승자는 누가될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서 더욱 긴장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쥘 수 있게 된 것을 아닐까. 이 모든 게 결국 케이티김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