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4 정승환-박윤하, 극찬이 아깝지 않았던 이유

극찬의 끝은 눈물이었다. 지난 18일 방영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이하 'K팝스타4')에서 박진영이 눈물을 훔쳤다. 그간 수많은 참가자에게 흥분하며 극찬을 늘어놓던 박진영이 급기야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까지 보인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날 박진영의 눈물은 불편하기보다는 자연스런 반응처럼 느껴졌다. 이유는 바로 이날 박진영의 칭찬과 눈물에서는 그간 찾기 어려웠던 공감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진행된 캐스팅 오디션에서 가장 마지막 무대를 꾸민 주인공은 바로 그동안 숱한 극찬의 주인공이었던 정승환-박윤하였다. 워낙 솔로 색채가 강한 두 사람이었던 만큼 3명의 심사위원은 기대반 걱정반으로 이들의 무대를 지켜봤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들에 대한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주 완벽하게 이날 무대를 꾸몄다.

정승환-박윤하가 부른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라는 곡은, 단연코 이날 캐스팅 오디션에서 최고라 불러도 좋을 만큼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두 사람 특유의 가요 감성은 이날도 어김없이 무대를 꽉 채웠고, 정승환의 깊은 감성과 박윤하의 깨끗한 목소리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마치 실제로 두 사람이 이별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는 심사평조차 과하게 들리지 않았다.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 등 세 명의 심사위원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박진영은 눈가를 닦아내며, “실제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 같았다. 둘 다 최고였다. 어떻게 그렇게 감정 몰입을 하지? 실제 상황처럼 느끼게 한다. 감동 깊게 봤다”고 놀라움을 표현했다. 냉정하게 심사를 해야 할 심사위원을 그만큼 이별노래에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정승환-박윤하의 이날 호흡은 정말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유희열 역시 “편곡을 굉장히 잘했다. 서로 장점들을 잘 보여줄 수 있게 한 점이 놀라웠다”며 두 사람에게 엄지를 치켜세웠고, 양현석은 “이 노래는 꼭 음원 발표해주셔야 한다”며 제작진에게 부탁까지 했다. 그 결과 정승환-박윤하 버전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라는 곡은 현재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이번시즌 들어와 <K팝스타4>는 유독 과한 심사평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오죽하면, 이날 박진영이 “과한 심사평이란 지적이 있는데, 안 과할 수가 없다. 과한 느낌을 받는다”라며 해명까지 했을까. 문제는,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는 100점에 80점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유독 심사위원들만 100점에 300점이라고 흥분하기 때문에 공감의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정승환-박윤하의 무대에 대해선 커다란 이견이 없다. 오히려 이날 심사위원들이 쏟아낸 칭찬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훌륭한 무대였고, 극찬이 아깝지 않은 노래였다.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는 정승환을 캐스팅하고, 또 박진영이 와일드카드까지 써가며 박윤하를 캐스팅하며 혈전(?)을 벌인 까닭도 쉽게 수긍이 간다. 그만큼 정승환과 박윤하는 재능있는 참가자이며, 적어도 이날만큼은 어떤 미사여구와 수사를 가져다 꾸민다 하더라도 결코 과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감성 보컬을 강조하는 참가자들이 팝송이나 R&B 계열의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도 정승환과 박윤하는 줄곧 정통 발라드 혹은 대중가요만으로 무대를 꾸며오고 있다는 점은 다시 한 번 박수 받아 마땅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진짜로 ‘K팝스타’를 꿈꾼다면, 당연히 대중들이 즐겨드는 장르와 노래로 승부를 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선택과 심사위원의 선택이 모처럼 이견 없이 통일되었다는 점에서 정승환과 박윤하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이 또한 과도한 칭찬이 아닐까 하는 염려가 있지만, 두 사람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아닐까 점쳐본다. 아니, ‘다시 듣고 싶은 노래’를 들려줬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두 사람은 ‘K팝스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