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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가요제, 과연 유재석이 사과할 일인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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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MBC <무한도전>의 ‘무도가요제’가 드디어 오늘(17일) 임진각에서 선보인다. 가요제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음원차트까지 석권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린 만큼, 올해 가요제 역시 그 준비단계에서부터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 진행될 가요제를 앞두고 가진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아주 재미난 풍경이 벌어졌다. 바로 <무한도전>의 상징과도 같은 유재석이 가요제 진행과 관련하여 사과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가요계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게, 열심히 제작하는 분들께 본의 아니게 심려 끼쳐드렸는데 이 자리를 빌어 이해 부탁드린다. 우리도 노래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입장이다. 우리의 노래나 진심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의아하다. 대체 유재석이 왜 사과를 해야 한단 말인가? 시청자를 위해 즐겁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재미와 기쁨을 전달하기 위해 2년에 한번 가수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일이 그렇게 잘못이란 말인가?

 

유재석의 이번 사과 발언에는 지난해 '박명수의 어떤가요' 특집이후 불거진 <무도>의 음원 열풍 논란에 그 배경이 있다. 당시 연제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은 “방송사의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무도>의 음원시장 점령을 강력히 비판했다.

 

연제협의 논리는 <무도>와 같은 인기프로그램이 음원시장을 독과점하게 되면 제작자들의 의욕이 떨어지고, 음악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제협은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궁극적으로 한류의 잠재적 성장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점을 <무도> 비판의 근거로 내세웠다.

 

 

 

 

아마도 유재석의 사과는 <무도>의 음원 발표를 두고 혹시나 또 잡음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돼 미리 양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무도가요제’에서 선보인 음악들이 당분간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독식할 여지가 다분한 상황에서, 미리 진심을 전하게 되면 쓸데없는 오해와 억측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제협이 내세운 논리와 여기에 동조한 몇몇 작곡가 및 가수들의 주장을 따져보면, 이게 정말 유재석이 사과할 만한 일인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잘못한 일도 없을뿐더러, 비판 받을 문제도 아닌 만큼, <무도> 측에서 먼저 머리를 숙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우선, 연제협 측에서 제시한 음악 장르의 다양성과 관련해서는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처럼 느껴진다. 아이돌 위주의 음악을 만들고, 전자음과 후크송으로 도배된 노래를 생산해옴으로써 음악에 대한 대중의 외면을 불러온 주체가 바로 제작사 아니던가. 그런 제작사가 다양성을 운운하며 <무도>의 음원을 지적하는 거 자체가 난센스다. 게다가 ‘무도가요제’는 될 수 있는 한 다양한 장르의 가수를 섭외하며 댄스, 알앤비,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여왔다. (오히려 장르의 다양성에 이바지 했다고 보는 게 더 옳다고 본다.)

 

 

 

그리고, <무도> 음원이 음악 시장의 독과점을 발생시켜 제작사들의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무도>가 워낙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무도>에 등장하고 출연하는 거 자체가 하나의 기회가 되는 건 분명하다. 또한 ‘박명수의 어떤가요’에서 볼 수 있듯 몇몇 음악들은 노래의 완성도 보다는 인지도에 기댄 측면이 크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작사가 아닌 대중이 판단할 영역이다. <무도>가 발표한 음원이라 할지라도 노래가 좋지 않으면 하루만에 음원 차트에서 밀려날 수 있고, 인지도 없는 제작사가 발표한 음반이라 할지라도 대중의 취향을 잘 반영하면 입소문을 타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만약, 연제협이 주장한 논리대로라면, 가수들의 예능출연은 개그맨들의 창작 의지를 꺾는 일이고, 아이돌의 드라마 섭외는 배우들의 연기 의욕을 박탈하는 게 된다. 중요한 건, 예능을 하든 연기를 하든, 누가 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도>가 음원을 발표하는 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때문에, 오히려 <무도>에 자극을 받아서 더 좋은 음악과 노래를 만들기 위해 창작 의욕이 불타야 하는 것 아닐까?

 

어쨌든 지난해 한바탕 논란을 겪었던 까닭에 <무도>는 유재석을 앞세워 가요 관계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사과를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불필요한 논란 없이,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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