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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을 통해 본 2016년 예능 키워드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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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을 통해 본 2016년 예능 키워드

 

지난해 설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첫 선을 보인 MBC <복면가왕>이 1년 가까이 순항하고 있다. 프로그램 포맷의 특성상 장기 운영이 힘들 것이란 ‘편견’을 깨고,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매주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방송분 역시 1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요예능 왕좌를 지켜냈다.

 

<복면가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매우 단순하다. 이름, 경력, 나이 등 어떤 후광효과 없이 오로지 실력 대 실력으로 맞붙자는 취지다. 속된말로,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자 시청자가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지난 한해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부모의 직업이나 학벌 혹은 외모 등과 같은 선천적인 조건, 이른바 ‘금수저’를 우선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많은 국민들이 절망감을 느낀 것이다. 처음에는 풍자 코드로 등장한 ‘수저계급론’이 점차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자리 잡은 까닭은 그만큼 우리사회를 불공정한 사회라고 인식하고 느끼는 이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문화든, 현실과 동떨어진 채 존재할 수는 없다. 하물며, 대중을 상대로 제작되어지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 대중문화콘텐츠는 사회적 분위기, 대중의 관심사가 투영될 수밖에 없다. 한때 유행을 탔던 오디션 프로그램과 육아예능, 그리고 작년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쿡방’도 결국 당시 문화소비자들의 경제적 상황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2016년 새롭게 떠오를 예능 프로그램에는 어떤 키워드가 숨어 있을까? 그 답은 바로 <복면가왕> 속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수저계급론’에 멍든 우리 사회에 ‘진짜 실력’의 가치를 보여준 <복면가왕>처럼, 올해 역시 ‘스펙’보다는 ‘실력’에 집중 할 때, 대중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4일 방영된 JTBC <썰전> 2부 ‘썰전’에서도 2016년 주목해야 할 경제 트렌드로 ‘가성비’로 꼽았다. 장기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이어질 것이며, 결국 브랜드의 이름보다는 품질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저가커피 열풍과 SPA브랜드의 선전 모두 ‘가성비’로 설명 가능하다.

 

 

 

‘거품’보다는 ‘품질’, ‘이름값’보다는 ‘실력’, 지난 1년간 온갖 편견에 맞서며 반전을 선사한 <복면가왕>의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어떤 예능이 새롭게 떠오르고, 또 유행과 트렌드를 주도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진짜 실력’, ‘진정성’, ‘계급짱 떼고’, ‘민낯’ 등과 같은 키워드로 설명 가능한 프로그램이 주목받을 가능성은 크다.



 


 

<복면가왕>이 음악을 소재로 했다면, 이제는 다른 장르에서 또 다른 ‘복면가왕’이 나와야 할 차례가 아닐까? ‘수저계급론’에 멍든 우리 사회에 진짜 실력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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