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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의 시대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강준만
출판 : 인물과사상사 201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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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터틀타웁 감독의 <마법사와 제자>라는 영화를 보면 이런 대화가 나온다.

 

 

“정말 왜 이러는 거예요! 당신은 내 멘토 아닌가요?”

 

“이런, 난 너의 멘토가 아니야. 스승이지.”

 

 

혹독한 마법 수업에 불만을 품은 데이브 스터틀러(제이 바루첼 분)가 자기 입장도 좀 생각해주라는 의미에서 던진 질문에 발타자 블레이크(니콜라스 케이지 분)는 “멘토가 아닌 스승”이라고 못 박는다. 바로 여기에 ‘멘토’와 ‘스승’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전통적 위계질서에 따른 수직적 관계가 스승과 제자의 출발점이라면, 멘토와 멘티는 수평적 위치에서 출발한다. 스승과 제자가 ‘가르침’으로 연결되는 것에 비해 멘토와 멘티를 이어주는 것은 ‘정서적 교감’이다. 그래서 멘토와 멘티는 상황에 따라 멘토가 멘티가 되고, 멘티가 또 멘토가 되곤 한다.

 

 

기워전 8세기경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남긴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보면,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일과 아들의 교육을 친구인 멘토르(Mentor)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멘토르는 오디세우스의 아들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봐주었다고 한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르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IMF 이후 지자체와 행정기관에서 저소득청층 아동과 청소년의 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의 사업프로그램으로 ‘멘토링’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대중적으로 ‘멘토-멘티’ 문화가 널리 퍼진 것은 2011년 봄부터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이에 대해 강준만 교수가 펴낸 <멘토의 시대>는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기게 만드는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어른에 대한 동경, 향수, 갈구가 멘토라는 판타지 형태로 형상화된 것”이라는 중앙대 사회학과 주은우 교수의 주장을 소개하며, 이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우리사회에 불어 닥친 멘토 열풍....왜?

 

 

 

“한국 사회는 왜 멘토를 갈망하는가”를 부제로 달고 있는 <멘토의 시대(인물과 사상사)>는 우리사회에서 멘토로 각광받는 12명의 인물을 소개하며, 그들의 멘토 기법과 특징을 분석한 책이다. 예를 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멘토로서 가장 이상적인 인물’ 1위로 꼽히는 안철수 원장을 ‘비전․선망형 멘토’로 분류하고,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를 ‘교주형 멘토’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왜 우리사회에는 이렇게 ‘멘토 열풍’이 거센 것일까? 사람들은 멘토에게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일까? 책의 저자 강준만 교수는 <멘토의 시대>를 통해 멘토 열풍은 ‘디지털 시대의 하이테크로 인한 하이터치(고감성) 욕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하이터치 욕구란 우리의 삶이 기술에 젖어들면 들수록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더 원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 대체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육체가 아닌 머리로 컴퓨터에 몰입하면 레저 활동은 더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방향으로 기운다는 것. 멘토링 역시 하이터치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는 분석은 그래서 흥미롭다.

 

 

안철수 원장을 예로 들어보자. 원철수 원장을 멘토라고 생각하는 세대는 단연 20~30대가 많다. 이들은 컴퓨터 세대다. 피상적 인간과계를 주로 겪어온 이들이 대면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갖는 멘토링에 열광하는 건 결국 ‘하이터치 욕구’라는 분석이다. 물론, ‘멘토 열풍’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디지털 시대의 ‘균형찾기’로 단순화 할 수는 없겠지만, 이 멘토 열풍이 사실상 SNS라는 특정 공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멘티가 주로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를 갖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멘토 열풍’, 세대 갈등의 또 다른 모습은 아닐까?

 

 

 

그럼, 본격적으로 왜 ‘멘토 열풍’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가를 생각해보자. <멘토의 시대>에서 제시하는 우리 사회 12명의 멘토를 살펴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안철수, 박원순, 문재인, 이외수, 김제동, 공지영, 박경철 등에서 알 수 있듯, 이른바 우리사회에서 ‘멘토’로 각광받는 사람들이 주로 개혁․진보 인사들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은 자기 분야에서 일정 부분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이외수를 제외하고 보면, 나이대는 주로 40대다. 성공한 40대가 후배 20~30대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커다란 폭발력을 갖고, 이들이 현재 우리사회의 ‘멘토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이 ‘멘토’ 열풍에 50~60대는 없다.

 

 

지난 총선 결과에서 알 수 있듯 20, 30대와 50, 60대의 정치적 성향은 그 간극이 확연해지고 있다. 그 간극은 단순한 여·야 지지를 넘어 불안한 사회를 극복하는데 있어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정치적인 성향이야 세대 간에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최근 들어 그 차이가 뚜렷해지는 것은, 아마도 ‘세대가 계급이 되어 간다’는 사회학적 분석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듯 보인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멘토들의 ‘멘토링 기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세대가 계급이 되어 가는 현실을 전제하는 멘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멘토도 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방법과 내용도 각기 다르다. 그럼에도 이들을 ‘멘토의 시대’를 주도하는 멘토로 구분 지을 수 있는 까닭은 이들이 20, 30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스승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제시하는 의견이 20~30대에는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불어 닥치고 있는 ‘멘토 열풍’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한 분석이 적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12명의 인물 분석과 그들의 멘토링 기법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재미는 분명 <멘토의 시대>를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외수 작가가 트위터에 소개한 <멘토의 시대> 추천사를 소개한다.

 

 

 “강추합니다. 이 척박한 시대에 한국을 맨정신으로 살아가야할 사람들의 필독서.”

(본인이 소개돼 있어서 조금은 후한 평가가 아니었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필자 역시 대선을 앞두고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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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김제동
출판 : 위즈덤경향 20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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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KBS 스타 골든벨 하차 이후 우리 사회에서 김제동은 ‘소셜테이너’와 이음동의어로 존재해왔다. 어느 순간부터 김제동은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신문의 사회면과 9시 뉴스에 더 많이 출연했고, 한때 유재석과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할 MC로 촉망받던 그는 가장 사회참여적인 연예인, 정치적인 발언을 제일 많이 쏟아내는 연예인, 정권에서 가장 미움 받는 연예인 등 원치 않는 수식어를 달게 됐다.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변하기 시작했다. 어른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전 세대에게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던 방송인 김제동은 ‘안풀리는 연예인’의 상징이 되어갔고, 사람들은 그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웃자고 던진 농담 한마디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일부에서는 그에게 투사의 이미지를 덧씌우기 시작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좌파 연예인’이라는 딱지를 붙여 그를 몰아세웠다. 연예인이라는 것이 참 피곤한 직업이겠지만, 김제동의 경우엔 그 피로도가 상당하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민간인 사찰이 터졌다. 김제동은 또 다시 중심에 섰다.

 

 

따뜻한 사람과의 어깨동무를 통해 ‘힐링’ 받은 김제동

 

 

연예인 사찰의 한복판에 놓인 김제동에게 <힐링캠프>에 출연한 김정운 교수는 "억압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고, 그 결과 김제동은 퇴출과 사찰이라는 피해자 이미지에 ‘억압의 이미지’까지 새로 얻었다. 김제동에게 ‘힐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때를 같이하여 김제동의 인터뷰집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의 두번째 이야기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가 출간됐다. 1권과 마찬가지로 그가 경향신문을 통해 사회 각계 각층의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는 20만부 이상이 팔렸던 1권보다 만난 사람들의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졌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서해성 한신대 교수와의 대담에서는 '먹물 논객'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사회 비평을 선보였으며,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는 사회와 시스템의 오류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문재인 이사장, ‘나꼼수’ 김어준, 공지영 작가를 비롯하여 손예진과 이효리, 윤도현, 하정우, 조수미, 조용필 등과 나누는 김제동의 사람 사는 따뜻한 이야기 속에는 퇴출도 사찰도 그리고 억압도 없었다. 결국 김제동에게는 ‘힐링’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미 따뜻한 사람들과의 어깨동무를 통하여 치유 받았다.

 

 

진짜 ‘힐링’이 필요한 건 누굴까?

 

 

그렇다면 ‘억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진짜 ‘힐링’이 필요한 건 누구일까?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말미에 있는 김제동의 심층 인터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또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야, 너 돈 많고, 좋은 집에서, 좋은 차 타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나서는 이유가 뭐냐고요. 제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치열하게 한 6개월 정도 고민했습니다. 서민․약자 팔아서 강자로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 아니냐. 내가 이중적인 것은 아닐까 하고요. 결론 내렸죠. 그래 뭐. 나중에 작은 집으로 옮기는 것도 좋지만 여기 살면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한테 돈 준 사람들, 나한테 이런 집에 살게 해준 사람들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아픔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진짜 갚아나가는 길이란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에요…”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中

 

6개월 간 치열하게 고민하여 내린 자신만의 결론이란다. 비록 자신의 행동이 이중적인 모습으로 비추어 지거나 오해를 사더라도 자신에게 사랑을 준 사람들의 문제를 외면하고 싶지 않아서 택한 길이라고 한다. 이는 ‘웃기는 MC’도 ‘좌파 연예인’도 ‘소셜테이너’도 아닌 자연인 김제동의 확고한 신념이다. 자기가 믿는 가치를 위하여 사는 사람을 대체 누가 치유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이제는 김제동을 ‘힐링’해야 한다고 혹은 김제동이 예전만큼 웃기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대답할 차례다. 자기가 믿는 가치가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얼마만큼 치열하게 고민했는지 말이다.

 

적어도 지금 당장 ‘힐링’이 필요한 사람은 “공부할 시간이 없고 SNS가 짜증나서 투표를 안했다”는 김장훈을 비롯하여 총선 투표율 54.3%를 만드는데 방조한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학생을 자살로 내몰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침묵하는 우리 모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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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주진우
출판 : 푸른숲 201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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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는 모든 기자가 가지고 있는 (금지된) 선이나 성역이 없는 기자다. 한국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김어준 총수의 예감은 적중했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출연 이후 주진우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기자가 됐다. 사람들은 주진우 기자의 강한 정보력과 취재력에 놀라고 그의 굽히지 않는 소신에 열광한다. 한국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사실에 대중은 자부심마저 느낀다. 시사저널 파업사태와 시사in 창간 과정 속에서 그가 터트린 특종들도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수줍게 정통시사주간지를 읊조리는 그는 이제 대한민국 기자의 ‘기준’이 돼가고 있다.

 

 

그의 인기에 힘입어 책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1주일 만에 10만부가 나갔다. 보수언론의 ‘나꼼수 죽이기’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와중에도 주진우 기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칠 줄 모른다. 오히려 불타오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권력과 부패에 관한 기자 주진우의 심층추적 취재기'를 부제로 달고 있는 <주기자-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이하 주기자)>는 주진우 기자의 서른아홉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물론 책을 구성하는 주요 내용은 그의 기사와 취재기지만 그보다는 간간히 엿볼 수 있는 주진우 기자의 인생스토리가 오히려 더 재미있다. 왜 기자가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취재를 하고 또 기사를 쓰는지 그는 ‘부끄럽게’ 밝힌다. 기사에 진심을 부여하는 그의 고백 덕에 정치·시사·사회를 넘나드는 주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읽힌다.

 

 

 

 

 

권력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는 기자

 

 

우리사회에서 ‘권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다. 자본(삼성), 교회, 언론, 검찰….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국민이 힘을 부여한 정치권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지난 몇 십년간 ‘성역’과 ‘금기’의 다른 이름으로 존재해왔다. 아무리 독한 기자라도 이들을 까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돌연 삼성과 종교를 ‘블루오션’, ‘보물창고’라 칭하는 기자가 나타났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기에 건드릴게 많다는 창의적 발상. 삼성이 추구하는 창의적인재가 바로 주진우 기자다.

 

 

그런데 권력은 주진우 기자를 못마땅해 한다. 그가 쓴 기사마다 소송이 걸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덕분에 지금은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기자가 되었지만, 꼼꼼한 취재 덕에 소송에 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주기자>를 보면 삼성 측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즉석에서 거절했다. 그 이유가 재밌다.

 

“돈과 관련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거부해야 ‘진짜 멋있다’는 생각을 고등학교 때부터 해오고 있었다….”

 

그는 그런 기자다.

 

 

쪽팔리게 살고 싶지 않다는 기자 

 

 

사람들은 그를 ‘특종기자’라고 부르고, 어떻게 경찰과 다른 언론에서는 알지 못하는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때로는 탐정보다 더 정확하게 사건의 맥을 짚어내고, 또 때로는 경찰보다 더 진짜 범인에 근접할 수 있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을 도와주는 ‘빨대’들과 취재원들 덕분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에 답이 있다.

 

 

내 월급은 기사 써서 받는 돈 20퍼센트,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하고 받는 돈 30퍼센트, 나머지 50퍼센트는 약자 얘기 들어주는 것으로 받는 대가다…. 「주기자 본문 中」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에서 주진우 기자 특유의 ‘디테일’이 묻어 나오는 것이다. 故 최진실 씨와의 인연, 전주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은 바로 “우리는 모두 약자다”라는 그의 신념아래에서 나온 기사들이다. 특히 전주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경우는 죄를 짓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가해 학생들이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주저 없이 이 기사를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기사로 꼽았다.

 

 

주진우 기자에게 기사는 그저 수단일 뿐이다. 지금보다 사회가 나아지는데 필요한…. 그는 자신이 세상이나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다만,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벽돌 두 장의 역할만 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딱 벽돌 두장.

 

 

그래서 그는 쫄지 않는다. 분명히 깨지고, 뜨거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웃으면서 가겠다는 의지만큼은 변함이 없다. 영원히 철들지 않고 소년으로 살다 소년으로 가겠다는 주진우 기자는 오늘도 기도한다. 비굴하지 않은 가슴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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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바버라 에런라이크(Barbara Ehrenreich) / 전미영역
출판 : 부키 20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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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주님.


저는 평소 교주님을 흠모해온 긍정교인 중 한사람으로서 평소에도 우리 긍정교를 널리 알리고, 교주님의 긍정복음을 많은 이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긍정의 배>이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이 <긍정의 배신>이 올해 역병처럼 퍼져 교보문고에서 선정한 2011년 올해의 책 10권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고 합니다.


! 이럴수가. 교주님 저는 우리 긍정교의 교리를 전면 부정하는 ‘불온서적’을 당장이라도 금서목록으로 지정하여 우리 교인들의 긍정적인 사고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적을 먼저 알아야겠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잖아요.


그래서 대체 이 책이 무슨 해괴한 괴담을 유포하여 우리를 배신하려 하는지 알아보고자 공사다망한 교주님을 대신하여 제가 먼저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교주님의 너그러운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지은이에 대한 설명부터 드리지 않을 수 없겠네요. <긍정의 배신>이라는 불온서적을 최초로 유포한 사람은 바로 바버라 에런라이크라는 사람입니다. 한 마디로 아주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죠. 암환자들이 사이에 널리퍼진 긍정적 태도를 못마땅히 여기고, 심지어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동기부여 차원으로 진행하는 동기유발이나 자기계발과 같은 강연 등도 비꼬아 보더라고요. 심지어 우리 긍정교의 교리라고 할 수 있는 ‘긍정주의’가 세계의 위기를 초래하고 우리를 불행에 빠트리고 있다는 말도 서슴지 않더라고요. 악질중에 악질입니다.


그런데 교주님. 제 믿음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주장한 내용이 아주 다 쓸모없는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제가 이런 불온서적 따위의 글귀에 혹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 우리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니 <긍정의 배신>에 적힌 내용 중에도 약간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그런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죠. 역병처럼 번지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것 같더라고요.


긍정이데올리가 시장경제의 잔인함을 변호하다



교주님도 혹시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얼마전 한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25만원짜리 고시원에서 살던 이 학생은 만화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왔는데요. 진로에 대한 고민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 뿐만이 아닙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경찰청에 의뢰해 정리한 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매해 평균 대학생 23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들 모두 생각이 부정적이어서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취업이 어려웠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들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고, 또 잘될거라는 희망속에 하루하루를 살았을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등록금과 실업률은 오르는 상황에서 절망했을 거라 생각해요.


<긍정의 배신>은 이들이 자신의 긍정성 부족을 자책하면서 동기유발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대신 제도의 불합리성과 사회보장제도의 미비함에 목소리를 높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주더라고요. 물론 나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누가 사회와 국가를 향해 그렇게 외칠 수 있겠어요.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이나 안받으면 다행이죠.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긍정 이데올로기가 시장경제의 잔인함을 변호한다는 작가의 말도 일리는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죄송합니다. 교주님. 제가 이렇게 믿음이 약하네요.)


낙천성이 성공의 열쇠이고 긍정적 사고 훈련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면, 실패한 사람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되는 거잖아요.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가혹함이 긍정의 이면 한편에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솔직히 저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긍정은 무조건 좋은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결국,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긍정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렇다고 교주님과 우리 긍정교를 배신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확신할 수 있는 하나는 마음가짐만으로 사실을 외면할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긍정이 진짜 긍정이 되기 위해서는...



교주님, 감히 제가 한말씀 드립니다. 저는 우리의 긍정이 진짜 긍정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의 고통과 위험을 제거하려는 작은 실천이 뒤따라야하고, 그것을 막고있는 장애물을 치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교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너무 높은 집값에 걱정합니다. 다른 이들이 걱정하고 비판할때 우리 교인들은 언젠가는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우리집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마음먹습니다. 지금껏 그래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와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가짐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실이니까요.


이렇게 편지를 쓰고보니 저 역시 악질중의 악질이 된 것 같습니다. 교주님께서 이 책을 읽으실거 같지는 않지만, 혹시몰라 파이낸셜타임스의 추천평 일부를 P.S로 남기겠습니다.


P.S: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긍정이냐 아니면 비관이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에서 출발하느냐 마음가짐에서 출발하느냐가 핵심임을 보여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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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국내도서>인문
저자 : 김정운
출판 : 쌤앤파커스 200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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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남자에게 묻는다.
“당신, 진짜로 나와 결혼한 걸 후회해?”

 

그러자, 남자가 대답한다.
“응..가끔....”


다시 여자가 말한다.
“난 만족하는데...”


여자의 말에 당황한 남자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쭈뼛거리는 사이, 다시금 여자의 한마디가 들려온다. 남자의 가슴을 아주 깔끔하고 깊숙하게 찌르는 한마디.


“아주 가끔...”

 


김정운 교수의 책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이렇게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의 대화로 시작합니다. 부부관계가 항상 행복할 수 없는 이유, 나아가 우리의 일상이 재미없는 이유를 문화심리학으로 풀어내는 이 책의 부제는 그래서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이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책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책의 저자 김정운 교수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얼마 전 KBS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특유의 입담을 자랑한 통통한 곱슬머리의 안경낀 교수를 떠올리시면 빠르시겠습니다.

 


김정운 교수는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5가지 소통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는데요. 그가 소통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만져라, 정서를 공유하라, 입장을 바꿔보라, 의미를 부여해라(리추얼), 감탄하라” 등 이었습니다. 배꼽 빠지게 웃기면서도 단순한 농담 따먹기가 아닌 이유는 그가 제시한 방법이 모두 문화심리학이라는 탄탄한 이론을 배경으로 한 본인의 성찰 속에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인데요.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그의 주장은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문화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전임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명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는 김정운 교수의 이력을 그의 식대포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정운’은 팔뚝 굵은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상에 감사하며, 아침마다 그날 가지고 나갈 만년필 고르기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 거리의 망사스타킹을 보면 가슴이 뛰어 낚시가게 그물만 봐도 흥분하고, 자동차 운전석에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목 놓아 따라 부르며 주책없이 울기를 좋아하는 사십 끝줄의 대한민국 남자다. 귀가 얇다 못해 바람만 불어도 귓바퀴가 귓구멍을 덮을 정도고, 한번 폭발하면 대로변에서 삿대질도 일삼는 욱하는 성격이지만, 한번 마음에 담아두면 며칠 밤 잠 못 자며 고민하는 소심남이기도 하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中

 


‘삶은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대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역시 재미있습니다. 보통 유머를 가르쳐 주는 책들은 전혀 유머스럽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지만, 재미있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거 자체를 재미있게 해줍니다. 재미있게 책을 읽으니, 더욱 재밌게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지요. 아마도, 저자 스스로가 재미있게 살기 때문에 그 바이러스가 독자들에게도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공을 위해 달려왔고,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 왔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행복. 책이 겉으로 추구하는 독자는 위로받고 싶은 이 시대 ‘중년남성들’ 이지만, 행복과 재미를 추구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데에서 이 책의 메시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큰 가슴, 마라톤, 폭탄주의 공통점은?

 


삶이 재미없는 이 시대 중년남성들이 유난히 집착하는 것이 3가지 있습니다. 네, 바로 여자의 큰 가슴과 마라톤, 그리고 폭탄주입니다.

 


그의 주장을 따르면, 인간이 가장 완벽한 소통을 경험하는 곳은 바로 어머니의 가슴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적 어머니의 가슴에서 평온함을 느꼈던 남자들은 소통 부재의 불안과 재미없는 삶으로부터 오피하려는 퇴행적 현상이 나타나고, 그게 여자의 큰 가슴을 그리워하게 된다는 것이죠.

 


마라톤의 경우는 건강을 위해서 달리는 이들도 많으나, 더 큰 이유는 ‘존재의 확인’이라는 것이 그의 해석입니다. 사회적 관계와 소통을 통해 더 이상 확인되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고통을 통해 느끼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마라톤의 참가하여 완주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뛰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 자신은 ‘싸워서 이겨야 하는’ 대상이 절대 아니다 라는 말은 그래서 더욱 와 닿습니다.

 


끝으로 한국의 중년 남성이 집착하는 폭탄주를 그는 집단 자폐증이라 부릅니다. 서로 정서를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두려워, 빨리 취하려고 마시는 술자리는 결국 소통 부재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하는데요. 샐러리맨도 마시고, 교수들도 마시고, 공무원들도 마시고, 정치인도 마시고, 기자도 마시고, 학생들도 마시는 걸 보니, 정말인지 대한민국은 ‘소통 실종 공화국’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왜 골프장으로 몰리는 것일까?

 


물론,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겠지만, 큰가슴과 마라톤, 그리고 폭탄주 외에 중년남성들이 목을 매는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골프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정운 교수 역시 가진자의 귀족적 취미라는 자책과 환경파괴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같은 ‘도덕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주말이면 어김없이 골프장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골프가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재미있을까요? 책은 그 이유를 ‘스토리텔링’에서 찾습니다. 골프를 통해 바로 ‘내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본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골프는 운동이 아니다. 이야기다. 한국남자들이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네 시간 이상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는 골프밖에 없다. 여자에 대한 이야기도 이렇게 길데 하지 못한다.
매번 비슷한 골프 이야기 같다. 하지만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끝없이 재생산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가 재미있는 것이다. 아니, 살면서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이토록 많이, 흥미진진하게 한 적이 있었던가? 무슨 일인들 이야기가 없겠냐마는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상실한 중년들에게 골프만큼 공통의 화제를 만들어주는 일은 없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中

 


“오빠”소리에 환장하는 남자들…“중요한건 감탄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를 누구보다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김정운 교수는 삶의 목적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우리는 감탄하려 산다. 아닌가?”


 

산을 올라가서 내뱉는 “우와~!”도, 골프를 치며 외치는 “나이스샷~”도, 여자들의 수다 중에 “맞아 맞아”를 반복하는 까닭도 결국은 ‘감탄’이라는 것인데요. 김정운 교수는 삶의 가장 궁극적 경험이 우리에게 와 닿는 통로가 바로 감탄이라고 해석합니다.

 


어머니가 아기의 작은 행동과 변화 하나 하나에도 반응하며 “이야~”, “우와~”라는 말을 하는 것도 감탄으로 양육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땅의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로 이 감탄의 욕구를 채우지 못해 욕구 좌절이 되고, 이 욕구 좌절이 분노와 공격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입니다. ‘어디 한번 건들기만 해봐라’라는 표정으로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의 표정은 바로 이 감탄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서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 아저씨들에게 감탄을 연발해주는 곳이 단 하나 있으니, 룸사롱입니다. 화려한 화장을 한 젊은 아가씨들은 “어머, 오빠!” “오빠는 왜 이리 멋있어?”하고 감탄을 연발하는데요. 이 싸구려 감탄에 환장한 사내들은 기꺼이 넥타이를 풀고, 지갑도 풀어 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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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지요. 어렸을 적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은 선생님과 부모님의 칭찬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어렸을 적 들었던 이 칭찬도 결국은 ‘감탄’의 일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와~ 우리 아들”, “우리 딸이 최고야” 부모의 감탄에 아이들은 기뻐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우와, 자기야~” “우리 여친 쵝오”, 애인의 감탄이 이어져야 사랑도 지속됩니다.

 


“역시, 우리아빠~”, “엄마밖에 없어” 자식들의 감탄이 있기에 허리가 휘어도 부모들은 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보, 와~”, “당신, 이야~!” 부부관계가 좋아도 감탄은 이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감탄하려 사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삶이 재미없으신가요? 당신은 언제 감탄을 하나요?

 


바다를 볼 때? 그럼 지금 바다로 떠나십시오.


영화를 볼 때? 그럼 지금 영화표를 예매하세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퇴근 후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내가 뽑은 후보가 당선되었을 때? 그럼 투표를 하세요.

 


삶에는 분명 많은 감탄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감탄을 받을 때 우리는 행복이라는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감탄은 TV속에도, 인터넷에도, 책 속에도 있으며, 촛불집회에도 희망버스에도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언제 감탄을 느끼는지 스스로 알고, 그 감탄을 찾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감탄’이야 말로 삶이 재미없는 당신에게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가 주는 단 하나의 확실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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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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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리뷰]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를 읽고….

 

 

여덟 살의 나이. 가구회사에 다니시던 아버지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회사사장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그 많은 돈을 수십 명에게 줄 수 있는 것일까? 아버지가 일하는 낮에는 일하지 않으니, 직원들이 모두 다 퇴근한 밤에 '무슨 일'을 해서 많은 돈을 버는게 아닐까?’

 


저는 아버지가 사장처럼 밤에 일을 해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밤에 하는 일'이 결국 '기업 운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까지는 십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역사․정치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하워드 진은 ‘미국 현대사의 양심’으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오만한 제국>,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와 같은 그의 저서를 통해 알 수 있듯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실천적 지식인입니다.

 


하워드 진은 열일곱 무렵에 「공산당 선언」을 처음 읽었다고 하는데요. 만약, 제가 아버지 회사의 사장이 하는 일을 궁금해 했을 당시에 「공산당 선언」을 접했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저는 ‘빨갱이’가 돼있었을까요? 책의 첫 장을 넘기는 기분은 매우 유쾌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모노드라마라고 밝힙니다. 그래서 책의 구성은 주로 마르크스의 1인칭 독백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식입니다. "그리스도는 재림하지 않았지만 마르크스는 돌아왔다"라는 발칙함을 보여주며, 21세기 뉴욕으로 돌아온 마르크스가 관객(독자)을 향해 묻고, 묻고, 또 묻습니다. 자본주의는 승리하였는지, 승리했다면 누구에게 승리하였는지를 말이죠.

 


모노드라마의 형식을 취한 까닭은 아마도 그동안 제기됐었던 마르크스와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을 마르크스가 직접 해명 혹은 반론하면 어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지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자못 흥미로운 장면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마르크스조차 두려워했던(?) 정직한 비평가 아내 예니와의 대화가 그렇고, 아나키스트였던 바쿠닌과의 논쟁이 그렇습니다.

 


특히, 사회주의의 실패로 거론되는 구소련에 대해서 마르크스는 "소련은 경찰국가였지 결코 사회주의국가가 아니었다"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체제비판은 아직도 '유효'한 셈이죠.

 


저자는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가장 근접했던 사회로 파리 코뮌을 꼽습니다. 그것은 몇 개월 밖에 가지 못했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최초로 가난한 사람들을 대표한 합법적인 정치기구였던 점을 근거로 듭니다. 거리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찼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항상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그들은 이전보다 훨씬 자주 웃는 거 같았습니다. 모두 친절하고 상냥했죠. 거리에는 경찰의 '경'자도 보이지 않았지만 안전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회주의였습니다.

 


「공산당 선언」등을 비롯한 마르크스의 저서를 읽었거나, 혹은 여타의 마르크스 논쟁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책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자든 아니든, 마르크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었든 아니든 모두가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읽는 까닭은 아마도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마르크스의 마지막 제안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내면적 성숙을 도운 책으로 이 책을 꼽은 이유이기도 하죠.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니 시회주의니 하는 말은 하지 맙시다. 그냥 이 지구의 엄청난 부를 인류를 위해 쓰자고 합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도록 합시다. 식량과 의약품,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나무와 풀, 즐거운 가정, 몇 시간의 노동과 그보다 많은 여가 시간을 줍시다. 그리고 그걸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지 마세요. 인간은 누구나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참, 마르크스가 왜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에 갔는지에 대해 답을 해드리지 않았군요. 그 이유에 대해선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한 ‘배려’로 남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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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리뷰]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확실히 그는 말 잘 하는 방송인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에 참여하여 연설한 내용만 보더라도, 그는 듣는 사람 보다 적어도 한수 앞 두수 앞을 미리 내다보고 이야기하는 듯 보입니다. 예측을 뛰어넘기 때문에 감동이 뒤따릅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말빨’도 아닙니다. 언중유골(言中有骨).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습니다. ‘고수’입니다. 그러니, 명사회자로 이름을 날리고, <토크콘서트>라는 것도 개최를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말 잘하는 사람이 인터뷰어가 되어 누군가를 인터뷰 한다면, 인터뷰이로부터 정말로 많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마도 경향신문에서 <김제동의 똑똑똑>을 연재한 이유도 같은 연유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김재동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우리시대 ‘소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까닭도 있겠지만 말이죠.


 

평생 모든 사람을 좋아하고, 한 사람만을 사랑하면서 살아다가다 눈을 감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경향신문에 <김제동의 똑똑똑>을 진행하면서 저는 세상에 제가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사람마다 무늬와 색깔이 다르고, 깊이와 넓이가 다르지만 이 땅에 함께 숨 쉬고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분들과 만나는 게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작가의 말 中>


 




작년 한해 경향신문의 <김제동의 똑똑똑>을 통해 연재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인데요. 이외수 작가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신영복 선생님과의 대화까지, 책에는 총 24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합니다.

 


이외수 소설가, 정연주 전 KBS 사장, 김용택 시인, 고미자 제주 해녀, 엄홍길 산악인, 박원순 변호사, 정재승 과학자,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감독, 고현정 배우, 강우석 영화감독,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C 가수,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양준혁 야구선수, 설경구 배우, 조정래 소설가, 황정민 배우, 정호승 시인, 소녀시대 수영, 최일구 MBC앵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용식 나우콤 대표, 나영석PD,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등.

 


이들은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분야를 대표하는 분들로서, 책속에는 이들의 널리 알려진 이야기부터 시작해 김제동과 마주하여 털어놓을 수 있는 넋두리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아마도 인터뷰어인 김제동 본인 스스로가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인터뷰이 역시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인터뷰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었고, 또 실제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유인촌 전 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수장으로 있었을 시기에 김제동의 연이은 프로그램 하차가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인터뷰 속에 그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잠깐 스쳐지나가는 정도의 언급은 있습니다) 둘 모두 어떠한 긴장감 비슷한 걸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한마디 한마디에서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김제동은 인터뷰 말미의 글을 통해 “유 전 장관이 장시간 밝힌 원론적 주장에는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고백하는데요. 인터뷰 내내 얼마나 답답함을 느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때로는 진지해 질 수 있는 질문과 사안에도 특유의 유머를 곁들여 재치있게 풀어내는 것은 순전히 김제동 개인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감한 이슈도 정치논리가 아닌 국민들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또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도 그의 덕이 아닐까 싶네요.

 


끝으로 책은 김제동의 에세이집 이라고 분류되지만, 사실상 교양서적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은 듯한 착각이 듭니다. 또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단하신 분들을 이해했다기 보다는 김제동 이라는 한 인간을 조금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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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늘 타인을 거울삼아 자신을 돌아봅니다. 다른 이와 비교 했을 때, 나를 더 잘 알게 되고, 때로는 제3자의 눈으로 본 내가 정확한 법이죠. 그래서일까요. 책을 덮고 난 후 기억에 남는 건, 김제동이 만난 사람들이 아니라 김제동 그 자체였습니다.

 


문득, 그를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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