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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남편’ 방귀남(KBS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주인공, 유준상 분)의 행복론은 ‘자기희생’으로 귀결된다. 그는 고민 많은 아내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혼자서 걱정을 떠안고, 심지어 어렸을적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 작은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가족들을 위해 덮기로 한다. 혼자만 희생하면 모두가 행복하기 때문이라는 이 ‘자기희생적 행복론’은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상처, 고통, 분노를 온전히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외롭고 힘든 길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방귀남에 ‘완전 빙의’돼 최근 대한민국 남편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돼가고 있는 배우 유준상의 행복론은 무엇일까? 그 역시 드라마 속 배역처럼 스스로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타입일까? 아니면, 주도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쟁취해나가는 스타일까? 최근 그가 펴낸 에세이집 <행복의 발명 (열림원 펴냄)>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행복은 발견하는 것이 아닌 발명하는 것”


 

한편의 동화같은 <행복의 발명>은 “유준상이 쓰고 그리다”라는 부제를 괜히 달고 있는게 아닐 정도로 다양한 그림과 글이 섞여 있다. 책 속에는 논리 정연함 대신 자유 분방함이 자리잡고 있으며, 설득보다는 공감의 힘에 크게 기댄 느낌이 강하다. 아마도 그가 지끔껏 써온 ‘배우 일지’, 그러니까 일종의 일기를 엮어 만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배우 유준상은 약 20여년 전 대학교 1학년 시절, ‘기초 연기’ 수업 시간에 안민수 교수로부터 “배우는 일지를 써야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날의 몸 상태를 적어보고 어떨 땐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라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그는 매년 한 권씩 일기를 써왔다고 한다. 그렇게 써온 일기가 스무권. 이제는 그 일기가 배우 유준상을 바로잡아주는 나무가 되고 채찍이 되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는 모습이다.

 


하루하루 일기를 써 내려가고, 한 달이 지나고 또 1년이 지나면서 저는 무언가를 발명해내는 사람처럼 신기해했고, 일기를 읽고 또 읽으며 정말로 내가 이 글을 쓴 게 맞나, 신기해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즐거웠습니다. 큰 발명은 아니지만 소소한 곳에서 느꼈던 어느 배우의 행복한 발명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행복의 발명 中>

 


행복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의 행복론은 방귀남의 ‘자기 희생적 행복론’과는 달리 주체적이며 또 자기 중심적이다. ‘발견’이라는 것은 이미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찾는 것 뿐이지만, ‘발명’은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기에 누구나 본인 의지에 따라 행복해 질 수 있다. 행복의 주체가 ‘나’가 되는 것이다.

 


행복에 도달하는 가지수가 적은 나라일수록 후진국”이라는 김어준의 표현을 빌리자면, ‘발견’보다는 ‘발명’의 가지수가 많아야 진짜 행복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엉뚱한 배우 유준상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내가 아는 준상이는 늘 진지하다. 그런데 또 엉뚱해서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정직하다. 그래서 난 어린 후배 준상이를 항상 예뻐한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유준상의 엄마 역을 맡고 있는 윤여정은 배우 유준상을 설명하는데 있어 ‘엉뚱함’을 빼놓지 않는다. 유준상이 출연한 영화 <다른 나라에서>, <로니를 찾아서>, <북촌방향> 등을 떠올리면 그와 엉뚱함의 연결고리를 쉬이 찾을 수 없는게 사실이지만, <행복의 발명> 곳곳에서 그의 엉뚱함을 마주할 수 있다.

 


일례로, <행복의 발명>은 인용구가 참 많이 등장한다. 보통 인용구는 유명한 저자의 글귀나 누구나 알법한 책 속에서 따오는 경우가 많은데, <행복의 발명> 속에서는 처음 접하는 책 제목이 유독 눈에 띈다. 가령 <박람회장><꿈의 동반>이 그렇다.


 

그런데 ‘유준상이라는 배우가 참 책을 많이 읽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박람회장><꿈의 동반>은 그가 아직 준비중인 ‘어른동화’로 아직 출간되지 않은 책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언제 출간될지 모른다”고 까지 밝힌다. 자신의 책 속에 자신이 집필중인, 그것도 아직 출간되지 않은 책의 인용구를 사정없이 남발하는 엉뚱함, 분명 진지한 배우 유준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떨어지는 비를 관찰하고 얻은 교훈이 “정확한 과정 속에서 반복되는, 그러나 너무 투명하게 빛나는 예측불허의 낙하와 생성”이라는 것이나, “아무런 준비 없이 주사를 맞으면 더 아프듯 우리네 삶도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도 세상을 바라보는그의 독특한 시선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그가 ‘발명’한 행복은 무엇일까? 그가 발명한 행복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정답은 없다. 그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 남과 다르게 바라본 시선, 그리고 엉뚱한 상상력을 기록할뿐, 결코 무엇이 행복이다 라고 정의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음과 같은 그의 ‘기록’에서 그의 행복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게으름과 여유의 기준은 뭘까? 그 차이의 여백은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있지 않을까? 나는 지금 여유로운가!”

 

꿈이여, 내게 현실이 되고, 상상이 되고, 오늘이 되고, 내일이 되어라”

 

시간은 참으로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어서 그 셈을 조금만 미루어도 한참을 달아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펴내고 싶다는 배우 유준상. 그가 출간을 준비중인 <박람회장>은 몇년전 그가 캐나다와 쿠바를 여행하면서 쓴 글로, 모든 것들에 이름을 달아주고 싶은 마음에서 쓰게 된 글이다. <아빠는 기부스 중>은 한때 다리가 부러졌을 때 느꼈던 글들과 아빠로서의 삶이 담겨 있으며, <꿈의 동반>4년 동안에 걸쳐 그가 쓴 엽서 묶음이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능가하는 그의 ‘어른 동화’를 손꼽아 기다리겠다.

 


P.S <행복의 발명>인세는 배우 유준상의 뜻에 따라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단체에 전액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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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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