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1주년, 무엇을 남겼나?

 

벌써 1년이 흘렀다. 지난해 11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시청자를 TV앞으로 불러 모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첫 돌을 맞았다. 1주년 특집으로 꾸며진 9일 방송은 1주년 기념 시상식 및 MC 정형돈과 김성주의 특별한 요리대결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했다. 그간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던 10명의 셰프가 총 출동했으며, 최현석과 김풍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냉장고를 공개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사실, 올 한해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은 ‘쿡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할 만큼, ‘먹는 방송’과 ‘요리하는 방송’의 열풍이 대단했다. 관련 프로그램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범람했고, 최현석, 샘킴, 이연복 등 스타 셰프들의 경우에는 웬만한 연예인 보다 더 바쁜 방송 스케줄을 소화 할 만큼 분주한 1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쿡방의 1인자’로 발돋움한 <냉장고를 부탁해>가 있었다. 15분 요리대결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냉장고를 부탁해>. 이 프로그램은 지난 1년간 무엇을 남겼는지 짚어보도록 하자.

 

 

 

 

1. 셰프테이너 전성시대를 열다

 

그야말로 주방장(혹은 요리사) 전성시대다. 요리를 하는 것도 모자로 셰프끼리 여행을 하고, 심지어 농사까지 짓는다. 이제 방송가에서 셰프들의 존재감은 단순한 게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떤 셰프를 섭외하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지고, 프로그램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셰프들이 예능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찾을 수 있다. 요즘 예능은 캐릭터 싸움인데,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셰프들의 경우에는 ‘맛깡패’ 정창욱, ‘허세’ 최현석, ‘성자셰프’ 샘킴, ‘야매요리 전문가’ 김풍처럼 자연스레 캐릭터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냉장고를 부탁해> 속 캐릭터를 바탕으로 다른 프로그램에 진출(?)하거나 CF를 찍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뒤 늦게 합류한 오셰득 셰프와 이찬오 셰프 역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구축한 ‘낭만파 셰프’라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과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는 등 셰프테이너 전성시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쯤 되면, 스타 셰프 양성소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2. JTBC-tvN, 비지상파 2강 체제 구축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바로 JTBC의 약진이다. 그간 비지상파 방송의 대표주자는 tvN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드라마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을 성공시켰고, 예능에서는 케이블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삼시세끼>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슈퍼스타K>, <꽃보다~>시리즈, <집밥 백선생>까지 tvN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지상파 부럽지 않는 채널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 성공 이후 비지상파 방송은 이제 JTBC와 tvN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그간 종편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던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 성공을 기점으로, <라스트>, <디데이>, <송곳> 등 묵직한 드라마를 차례로 선보이며 tvN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다른 종편채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비지상파방송을 대표하는 채널로 우뚝 선 것이다.

 

 

 

 

JTBC가 tvN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선전에 있다. 시청률만 놓고 보더라도 <냉장고를 부탁해>는 JTBC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서 단연 으뜸이다. 이제 1주년을 맞이한 <냉장고를 부탁해>가 언제까지 방영 될 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시점에서 JTBC의 ‘효자 프로그램’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3. 정형돈을 4대천왕으로 만들다

 

끝으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MC 정형돈의 ‘재발견’에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정형돈은 물 만난 고기처럼 맛깔 나는 진행능력을 뽐내고 있다. 파트너 김성주와의 호흡은 ‘왜 이제야 만났나’ 싶을 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게스트와 셰프들을 요리(?)하는 말솜씨도 예사가 아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성공 이후, 정형돈에게 ‘4대천왕’이란 별명이 주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간 메인 MC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온 정형돈의 진행능력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냉장고를 부탁해>가 잘 나가자 정형돈은 MBC <무한도전>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훨훨 날고 있으며, 유재석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도 이름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 1년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많은 성과를 남겼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쿡방’ 열풍은 분명 언젠가는 가라앉을 것이고, 그렇다면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 역시 하락세를 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 털어야 할 냉장고는 많이 있고, 셰프들의 요리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 이맘때쯤, 꼭 2주년 특집을 볼 수 있길 바라본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및 언론사 등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정형돈 없는 ‘냉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예능 4대천왕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여러 프로그램에서 미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는 정형돈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그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정형돈이 폐렴으로 인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주 예정된 녹화에 모두 불참하게 됐으며 제작진에 양해를 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전성기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던 그가 예기치 못한 건강 적신호를 마주한 것이다.

 

현재 정형돈이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이다. 회복 상태를 보고 녹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당분간 안정과 휴식은 불가피한 상황. 녹화 분량에 여유가 있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1~2회분의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만들어진 ‘4대천왕’이란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정형돈은 최근 방송 대세로 떠올랐다. 그의 빈자리는 어떤 식으로든 티가 날 수밖에 없고,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의 부재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중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가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과 <우리동네 예체능>의 경우는 다른 멤버들이 충분히 그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그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정형돈은 <냉장고를 부탁해>에 있어서 절대적인, 그리고 독보적인 진행과 존재감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사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초호화 셰프들의 15분 요리 대결이 메인을 장식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김성주와 정형돈의 맛깔스런 진행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게스트의 냉장고를 점검(?)하면서 김성주와 정형돈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만담 형식의 개그 진행은 그 어떤 2MC 보다 뛰어난 호흡을 자랑한다.

 

또한, 사소한 꼬투리를 하나 발견해서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거나 기분 나쁘지 않게 몰아가기 식 진행을 선보이는 건 정형돈의 주특기라 할 만하다. 셰프들의 특징을 간파하여 캐릭터를 만들어주거나 시청 포인트를 콕콕 짚어주는 것 역시 정형돈의 몫이다. 김성주의 톡톡 튀는 요리 현장 중계를 살려주는 것도 정형돈의 오바스러운 질문과 맞물릴 때 재미가 배가된다. 사실상, 정형돈이 없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상상하기 조차 어렵다.

 

 

 

어쨌든, <냉장고를 부탁해> 입장에서는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워야하고, 결국 21일 진행된 녹화에서 셰프 중 1인이 대체 MC로 참여했다고 한다. 벌써 수개월 째 호흡을 맞춰온 셰프들인 만큼, 누가 MC석에 앉더라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형돈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알게 모르게 정형돈만의 진행 스타일과 존재함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최근 무리한 스케줄과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MC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정형돈은 과부하가 걸렸다. 다행히 그의 빈자리가 오래될 것 같진 않지만, 정형돈은 부재를 통해 역설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어느새 그는 대체불가 급의 MC로 성장했다. 정형돈이 없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상상할 수 없다. 그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어서 빨리 웃으며 모든 프로그램에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및 언론사 등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친 정형돈의 한마디, 예능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

 

"아니 좀, 근로기준법좀 지켜주세요..." 지난 11일 방영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정형돈이 내뱉은 한마디가 귓가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이날 제작진은 예체능 멤버들에게 게릴라 테니스를 제안했고, 만약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퇴근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멤버들이 테니스 시합에서 이길 때까지 밤샘촬영도 강행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던 셈이죠. 당시 정형동은 예능이라는 상황에 맞춰 "근로기준법을 준수해 달라"고 농담을 건넨 것이었지만, 그의 한마디는 결코 웃음로만만 넘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11월 13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4년전, 20대 초반의 꽃다운 청년이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의 품에는 근로기준법이 적힌 책이 안겨 있었고, 그는 불에 타 죽어가는 과정에서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하라"고 외쳤습니다. 

 

맞습니다. 11월 13일. 오늘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지 꼬박 44해째 되는 날입니다. 그의 죽음은 우리사회가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노동자들의 인권 역시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반백년이 지난 우리의 사회는 지금 어떤모습인가요?

 

지난 10월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은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시도했으며, 지난 7일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그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로는 평소 아파트 주민들의 폭언과 모멸감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바로 어제인 12일에는 LG유플러스에서 일하던 한 30대 상담원이 회사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것에 대해 청년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청년유니온 주장에 따르면 목숨을 끊은 상담원은 일정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 퇴근하지 못하는 등 실적압박을 강제하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중소기업 중앙회 기업 대표들의 CEO 교육 연수를 담당했던 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으며, 지난 6일에는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근로자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바 있습니다. 이 노동자가 자살을 시도한 이유는 지난달 23일 울산지방법원이 이 노동자를 포함한 조합원 122명에게 현대차에 70억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땀흘려 일한다는 것은 신성한 의무이며, 노동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숭고한 가치를 가집니다. 적어도 우리는 이렇게 배워왔고, 또 우리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44년 전이나 또 지금이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요?

 

 

 

1970년에 비해 우리 사회는 분명 많은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당시 군부 독재 정권 아래에서 살았던 우리는 이제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제도를 성공리에 안착시켰으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변모하였습니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눈부신 성장을 거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발전한 것일까요? 그런데 왜이렇게 끊임없이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삶을 비관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이어가는 것일까요?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과연 누구일까요. 전태일 평전을 보면 당시 전태일은 '인간의 나라'를 바랐다고 합니다. 약한자도 강한자도, 가난한자도 부유한자도, 천한자도 귀한자도 모두 차별 없는 그러한 평등한 세상을 꿈꿨다고 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꼬박 44년. 그가 꿈꿨던 세상은 여전히 요원해보이기에 오늘은 유난히 춥습니다. 단지 한파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따뜻하신가요?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언론사 및 소속사에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동네 예체능 정형돈, 천재라는 찬사 뒤 숨은 노력 감동

 

‘정형돈 천재론’. 매주 화요일 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방영되고 나면 꼭 흘러나오는 반응이다. 3개월이란 구력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매회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는가 하면, 때로는 상상조차 못했던 천재적 플레이로 상대팀은 물론 시청자까지 놀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형돈은 정말로 테니스 천재인 것일까? 그간 그가 보여준 타고난 운동신경과 21일 방송에서 보여 준 백핸드 하이 발리 기술을 놓고 보자면 쉽게 부정하긴 어려울 거 같다. 왜냐하면 선수들조차도 실전 경기에서 시도하기 어렵다는 이 기술을 정형돈은 아주 완벽한 자세로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정형돈의 백핸드 발리를 본 멤버들은 자동으로 기립해 감탄을 아끼지 않았고, 이형택 선수와 전미라 코치 역시 정형돈의 천재성을 칭찬했다.

 

 

 

 

실력만 놓고 보자면, 아직 정형돈은 예체능 팀 내에서 하위권에 속할 정도고, 복식 파트너인 성시경에게도 한참이나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경기에서 그가 보여주는 순발력과 센스, 그리고 득점을 위한 플레이 등에선 확실히 그에겐 실력 이상의 그 무언가가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예능의 재미를 위하여 제작진과 멤버들은 정형돈을 ‘천재 캐릭터’로 몰아가고 있지만, 사실 방송을 통해 오랫동안 정형돈을 지켜본 시청자라면 그가 보여주고 있는 뛰어난 실력의 이유를 금방 눈치 채고 남을 것이다.

 

 

 

 

일찍이 <무한도전>을 통해 ‘웃기는 거 빼곤 다 잘하는 개그맨’이란 캐릭터를 구축한 정형돈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댄스면 댄스, 노래면 노래, 또 상황극이면 상황극. 심지어 빠른 판단력과 두뇌회전을 필요로 하는 추격전 등의 미션에서도 정형돈은 게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모습으로 감탄을 이끌어냈다.

 

그가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난 끼와 능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남몰래 뒤에서 준비하고 땀 흘리며 노력하는 성실함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지난달 방영된 <무한도전> 라디오 특집만 봐도 그렇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일일 DJ로 나선 정형돈은 긴장감과 부담감에 연달아 실수를 저질렀지만, 곧바로 다음 주 능수능란한 모습으로 배철수와 담당PD를 놀라게 만들었다.

 

정형돈의 달라진 모습에 배철수와 제작진은 그의 타고난 지적능력을 칭찬했지만, 알고 보니 정형돈은 집에서 매일 프로그램을 청취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음이 밝혀졌다.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마찬가지다. 타고난 운동신경은 그에게 ‘지니어스정’이란 별명을 선사해줬지만, 그가 진짜 천재인 이유는 다름 아닌 노력에 있었다. 정형돈은 이날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실제 자신은 ‘지니어스 정’이 아니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매번 다르게 천재성을 보여줘야 되더라. 그놈의 망할 천재 캐릭터 나는 죽겠다”며 “남몰래 연습하느라 죽을 맛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본인에게 쏟아지는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뒤에서 땀 흘리며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천재는 ‘선천적 천재’와 ‘후천적 천재’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만약 정형돈이 진짜 천재라면, 그는 노력을 통해 재능을 극복하는 후자가 아닐까 싶다. 그가 보여준 발군의 테니스 실력이 감동을 안겨주는 이유 역시 노력이 실력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늘 최선을 다하는 그가 앞으로도 테니스 코트 위에서 훨훨 날아다니며 ‘지니어스정’이란 명성을 이어가길 바란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정형돈은 어떻게 ‘케미의 신’이 되었나?

 

이쯤 되면 그를 ‘케미의 신’이라 불러도 무방할 거 같다. 어떤 파트너를 옆에 붙여놔도 평타 이상의 재미를 뽑아내며, 나름의 긴장감과 설렘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 시작할 땐 그다지 기대를 모으지 않았던 조합인데, 어느덧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들어와 있는 일도 다반사다. 상대를 돋보이게 만들면서 덩달아 자신의 매력까지 뽐내는 그의 능력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남남커플’의 지존, 정형돈에 대한 이야기다.

 

 

 

 

정형돈 최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성시경과 함께 테니스 복식 짝을 이루고 있다. 실력으로 따지자면 성시경에 비해 한참 부족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조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형돈이다. JTBC <마녀사녕>과 <비정상회담>에서 논리적인 입담을 뽐내는 성시경 조차 정형돈 앞에서는 한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곤 한다.

 

그것은 이미 <무한도전>을 통해 한차례 보여 준바 있는 정형돈 특유의 ‘밀당’ 스킬로부터 출발한다. 지드래곤 앞에서도 뻔뻔함을 내세워 자기 페이스대로 흐름을 유지해나갔던 정형돈은 여전히 이 프로그램에서도 성시경을 들었다 놨다 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며, 어느덧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강호동, 신현준, 이재훈 등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형돈의 비중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바로 성시경과 이루는 하모니가 다른 어떤 커플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이다.

 

 

 

 

16일 방송에서도 정형돈은 성시경을 향해 “난 질척대는 거 싫다. 나한테 도대체 왜 그러냐”며, “당분간 우리 전화하지 말자. 저는 아직 그린라이트를 못 켜겠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함께 연습하고 실력을 키워, 복식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싶은 성시경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언행이었다.

 

하지만 정형돈이 누구던가. 케미의 신, 밀당의 고수 아니던가. 그는 성시경을 밀어내는 듯 보이면서도, 홀로 테니스를 연습하는 사진을 찍어 보내며 성시경의 마음을 흔든다. 파트너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결코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그렇게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매주 티격태격하면서도 성시경이 정형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고 보면 정형돈은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춘 상대방(파트너)과 늘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왔다. <무한도전>내 ‘무한가요제’를 통해 처음 만난 정재형과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사이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고, 최고의 아이돌이라 할 수 있는 지드래곤을 만나서도 특유의 ‘밀당’스킬을 선보이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 로맨스’로 웃음을 안겼다.

 

어디 그뿐인가. 개가수(개그맨+가수) 열풍이 뜨거웠던 2012년에는 데프콘과 결성한 형돈이와 대준이로 가요계를 평정(?)하는 반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형돈의 제안으로 ‘형돈이와 대준이’를 결성한 데프콘은 이후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오늘날까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케미의 신’ 정형돈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데프콘 역시 쉽게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형돈은 유재석이나 김구라처럼 홀로 빛나는 스타일은 아니다. <무한도전> 내에서 그가 처음 만든 캐릭터가 ‘안웃긴 개그맨’이었던 것처럼, 여전히 그는 개인기와 카리스마가 부족한 예능인에 가깝다. 홀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맡기기엔 조금 못미더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옆에 누구라도 한명만 갖다 놓으면 두 배, 세 배 이상으로 환하게 불타오르며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는 한다.

 

그것이 그의 생존전략인지 혹은 숨어 있던 재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와 파트너를 이루면 적어도 손해 볼 일은 없다는 게 중요하다. 다음에는 또 누가와 짝을 이뤄 재미를 만들어 낼지, ‘케미의 신’ 정형돈의 행보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Tag 정형돈

 

'왜 하필 정형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일까?'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를 선출하는 '선택 2014' 특집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많은 아이돌이 정형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임에 분명했다. 제아무리 정형돈이 <주간 아이돌> MC라 할지라도, 아이돌 멤버 입장에서는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여전히 반론의 여지가 없는 예능계의 '1인자'로서, 수 많은 아이돌이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비지니스' 관점으로 봤을 때, 굳이 한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그것은 정형돈보다는 유재석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하하는 가요계의 선배이며, <무한도전>내 다른 멤버들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멤버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돌 멤버들이 하나같이 정형돈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자못 의미심장하다.

 

 

 

 

10일 방영된 <무한도전>에서는 수많은 아이돌이 정형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비화가 밝혀졌다. 이날  각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선거유세에 돌입한 가운데, 정형돈은 '후원의 밤'이라는 행사를 열고 평소 자신과 친분이 있었던 아이돌 멤버를 모두 초대했다. 자신이 왜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로 선출되어야 하는지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정형돈은 만약 자신이 당선된다면 본인을 뽑아준 아이돌에게 '무한도전 연간 이용권'을 주겠다는 등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 그의 파격(?)적인 제안에 아이돌 멤버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아이돌 멤버들은 정형돈의 이름을 연호하며 유세 분위기를 돋웠고, 심지어 자신들의 노래를 정형돈 지지송으로 바꿔 부르기까지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정형돈의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됐다. 그는 갑자기 아이돌 멤버들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라고 말한뒤, 자신을 지지하는 문구를 SNS에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인기 아이돌의 경우 수만에서 수십만의 SNS 친구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들의 지지발언 한마디가 정형돈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재미있는 건, SNS에 올라갈 문구를 정형돈이 직접 읊어주고, 아이돌 멤버들은 그것을 그대로 게시했다는 점이다.  인피니트, 에이핑크, 시크릿 등 이날 정형돈의 '후원의 밤' 행사에 참여한 아이돌은 모두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 후보 기호 '나' 정형돈을 전폭 지지할 것을 선언합니다. 무한도전을 보장할 격식없는 후보. 가식 없는 후보. 정형돈을 함께 지지해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무하도전> 방영 전 수많은 아이돌이 정형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는 보도가 전해진 데에는 이런 비화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눈치빠른 시청자라면 아마도 이날 방송이 무엇을 풍자했는지 쉽게 눈치챘을 것이다. 사진만 다를 뿐, 내용은 모두 똑같은 '지지선언', 그리고 십자군에 버금가는 아이돌 멤버들의 위용까지. 자막을 통한 부연설명까지 확인하고 나면, 정형돈을 향한 아이돌의 SNS 지지선언은 마치 지난 대선에서 일부 국가기관이 주도한 '댓글공작'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미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듯이, '십알단(십자군과 알바의 합성어)'의 존재는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알바비까지 주며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게시하도록 주도한 것이 국정원이었단 사실에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댓글 공작'사건은 '꼬리 자르기'선에서 문책이 마무리되었고,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정형돈이 아이돌을 모아놓고 지지글을 게시하도록 한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여론조작에 나선 국가기관의 행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를 향한 아이돌의 공개적인 지지가 마치 '댓글 공작'을 연상케한다는 점에서, 이날 방송은 무도 특유의 풍자정신을 살린 레전드급 방송이 아니었나 싶다. 그것을 기획한 제작진과 또 실행에 옮긴 정형돈과 아이돌 그룹 모두가 칭찬받아 마땅하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는 '댓글 공작'과 같은 몰상식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두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캐릭터의 힘이다. 잘 만든 캐릭터는 프로그램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매회 특집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웃음을 이끌어 내고, 멤버들의 조화와 갈등을 부추김으로써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도 결국은 캐릭터가 갖는 힘이다. 그래서 프로그램 초창기 제작진과 멤버들은 이 캐릭터 만들기에 집중하며, 현재 방영되고 있는 <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등 인기 프로그램 내에서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물론 캐릭터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매야 보배인 법. 반복되는 캐릭터는 예측 가능한 구도를 만들어 냄으로써 때로는 식상함을 동반한다. 또 지나치게 캐릭터에만 의존한다면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한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만 집착한 나머지 프로그램 전체를 보는 눈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오히려 캐릭터는 프로그램을 살리는 ‘힘’이 아닌 프로그램을 망치는 ‘독’이 될 수 있다. 26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뱀파이어 헌터’ 특집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것 역시 멤버들이 지나치게 ‘캐릭터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무도 ‘벰파이어-헌터’ 특집이 남긴 아쉬움

 

추격전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뱀파이어 헌터’ 특집은 그 내용상 멤버들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 제작된 측면이 크다. 7명의 멤버 중 한명인 정형돈을 뱀파이어로 심어두고, 멤버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 자체가 심리전을 유발하는 장치였다.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음으로써 동맹과 배신이 판을 치게 만들면, 눈치가 없는 캐릭터, 배신 캐릭터, 사기꾼 캐릭터 등 멤버들이 뛰어 놓을 수 있는 마당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다.

 

시작은 좋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멤버들은 서로 3개조 나뉘어 뱀파이어를 잡기 위한 힌트 찾기에 들어갔고, 헌터들 사이에 낀 정형돈은 ‘개체 수 늘리기’라는 개별 미션을 부여받고 의도적으로 유재석 팀에 합류,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였다. 결국 함께 차에 탑승한 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정형돈은 유재석을 뱀파이어로 만들었고, 이후 유재석은 길의 목덜미를 물어 뱀파이어 개체수는 3명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형돈과 유재석은 길의 눈치 없는 캐릭터를 살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들이 뱀파이어라는 힌트를 건네줬다. 아무리 시청자가 전지적작가 시점에서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치더라도 저 정도면 눈치를 못 채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그런데 길은 끝까지 두 사람을 뱀파이어로 의심하지 못했고, 결국 제대로 반항조차 못한 채 뱀파이어에게 물렸다. 심지어 길은 눈치를 챘다가 다시 의문을 거두는 장면을 여러번 선보임으로써 자신의 판단보다는 정형돈과 유재석에 이끌리는 모습도 보였다. ‘눈치 없는 캐릭터’를 위한 지나친 작위적인 설정이 아쉬움을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뱀파이어가 3명으로 증가함으로써 ‘헌터 vs 뱀파이어’의 대결구도는 4:3으로 팽팽한 균형추가 맞춰지게 됐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무기고에서 만나게 됐다. 먼저 도착한 하하와 정준하가 뱀파이어를 처치할 수 있는 은색 망치를 손에 쥠으로써 다시 한 번 긴장감과 몰입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또 다시 멤버들은 여기서 ‘악수’를 두고 만다. 지나치게 캐릭터에 집착한 나머지 상황판단 능력이 흐려진 것이다.

 

하하와 정준하가 망치를 이용해서 누구든 한번 때려 보자고 합의한 것까진 좋았다. 그런데 이들은 유재석이 의심된다며 한번 때려보자고 해놓고, 만약 유재석이 뱀파이어가 아니면 분량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걱정에 빠졌다. 결국 이들은 분량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길을 제1의 타겟으로 삼았다. 결국 뱀파이어 길은 망치를 맞고 죽게 됐다. ‘뱀파이어-헌터’특집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온 것이다. 추격전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심리전과 추리를 동반하지 않은 막무가내 식 작전이었다. 그것도 멤버들 가운데 가장 재미없고 분량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길을 타겟으로 삼은 것은 너무도 아쉬운 선택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그 뒤에 이어졌다. 막무가내로 망치를 내리 친 게 하필 뱀파이어이었던 까닭에 길과 함께 차를 타고 온 정형돈과 유재석 역시 정체를 들킬 위험에 처한 것이다. 왜냐하면 뱀파이어는 한 시간에 한 번씩 피를 공급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게임의 룰이었기 때문이다. 설령 그 룰을 모른다 치더라도 당연히 길과 함께 차를 타고 온 정형돈과 유재석이 뱀파이어 의심인물로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하하와 정준하는 노홍철의 사기꾼 이미지를 걸고 넘어지며 노홍철을 뱀파이어라 확신했고, 박명수 역시 게임의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의 캐릭터에 맞춰 이에 동조했다. 자신을 죽이려는 이들을 피해 노홍철은 유재석과 정형돈의 차에 합승했고, 이로써 ‘뱀파이어-헌터’ 특집은 다음 주를 기약하게 됐다. 본격적인 심리전의 묘미는 다음 주에 이어질게 분명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전개상 아쉬움이 많이 남는 방송임에는 틀림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멤버들이 지나치게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에 몰입함으로써 전체를 보는 눈을 잃어버린 것이다. 최소한 길을 그런 식으로 죽여서는 안됐으며, 길이 뱀파이어로 밝혀졌으면 유재석과 정형돈을 의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설령 그게 방송 분량을 줄이는 일이 됐든, 아니면 자신의 캐릭터와는 맞지 않는 행동이었어도 그렇게 하는 게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높이는 길이었다. 시청자의 흐름과는 전혀 딴판으로 움직이는 멤버들, 그리고 무척이나 신경 쓴 게 눈에 보이는 갖가지 소품들과 설정들이 멤버들의 억지스러움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고착화된 캐릭터, 새로움 보다는 익숙함, 그리고 틀에 짜인 무난한 전개를 선택한 멤버들의 오판이 빚어낸 결과다.

 

추격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이 선보인 특집 치고는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많이 묻어났던 이번 방송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는 다섯 글자, 바로 ‘자연스러움’을 떠올리게 했다. 부디, 다음 주 방송에서는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토론을 가장한 ‘티격태격의 확장판’이었다. 주제도 황당했고, 토론의 형식과 내용은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 19일 <무한도전> 멤버들은 노홍철의 미국진출을 놓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지난주 방송에서 싸이를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한 노홍철이 미국 진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급기야 <무한도전>보다 미국이 더 좋다고 멤버들의 뒤통수를 때리자 제작진이 판을 만들어준 것이다.

 

유재석이 사회자로 나선 이날 100분의 주제는 ‘노홍철의 미국 진출, 이대로 괜찮은가?’였다. 찬성측 패널로는 노홍철, 박명수, 하하가 참여했고, 정준하, 반대측 패널로는 정준하, 정형돈, 길이 나섰다. 토론은 논리보다 감정이 앞섰고, <무도> 특유의 물어뜯기와 삼천포 토크가 방송을 지배했다. 제대로 된 토론이 이뤄질리 만무했고, 어차피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토론이었던 만큼 멤버들은 굳이 자신들의 ‘황사 지식(불면 날아갈 정도로 얕은 지식)’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로는 정말 치열한 토론이 진행됐다.

 

 

 

 

결국 이날 100분 토론 끝에 남은 것은 노홍철의 미국 진출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위해 전화연결을 한 존박과 이준 매니저뿐이었다. 시청자는 멤버들의 쓸데없는 고집 덕분에 존박의 성이 박이고, 이름이 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빈이는 수지를 좋아한다’라는 2행시로 일약 <무도>가 발굴한 또 하나의 예능 기대주로 떠오른 이준 매니저 서빈수씨는 단연코 이날 <무도>의 ‘히어로’였다.

 

하지만 별다른 내용 없이 꾸며진 이날 토론을 자세히 뜯어보면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다. 노홍철의 미국진출을 둘러싸고, 찬성측과 반대측이 내세운 논리를 살펴보면 그 안에는 제2, 제3의 싸이를 꿈꾸며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많은 한류 콘텐츠 제작사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반대측이 내세운 가장 논리다운 논리는 바로 ‘언어장벽’이었다. 제대로 된 영어문장 하나 구사하지 못하는 노홍철의 해외 진출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었다. 사실, 싸이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어실력을 손꼽는다. 유튜브의 폭발적 조회수로 인해 ‘강제 해외진출’에 성공했지만, 만약 그에게 현지인과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의 유창한 영어실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그 인기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해외활동을 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라는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싸이의 뮤직비디오에 잠깐 출연하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노홍철이 해외에 진출하여 반짝 인기를 구가한다 하더라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가방을 싸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는 논리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노홍철의 캐릭터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노홍철의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코드를 전달해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존박 역시 “지금 캐릭터만 유지한다면 언어는 노홍철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찬성 측 주장에 힘을 보탰다. 사실, 싸이 이전만 하더라도 해외진출을 염두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한류 문화 제작사들은 ‘현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한국적인 것은 그저 한국적인 것’ 일 뿐이라며, 해외 정서와 문화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논리였다. 나름 설득력 있는 주장이었고, 지금도 일리있는 전략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길이 아님을 싸이가 보여줬고,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부분에서,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그게 곧 세계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싸이를 통해 목격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해외 진출에 있어 언어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지만, 그에 앞서는 것이 바로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있는 캐릭터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노홍철의 해외 진출이 마냥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의 100분 토론은 해외 진출에 있어 중요한 것은 바로 ‘언어’와 ‘차별화된 콘텐츠’라는 점으로 압축된다. 이 두 가지 경쟁력 가운데 어디에 더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찬성과 반대로 갈렸고, 비록 정답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사회자인 유재석의 멘트는 두고두고 되새겨봄직 하다.

 

 

 

“시청자 여러분, 해외진출이 가능하든 혹은 가능하지 않든,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에게 웃음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능인은 예능인답게 웃음을 만들어 내는게 1차적인 목적인 것처럼, 가수는 더 좋은 노래를 부르고, 연기자는 더 좋은 여기를 선보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언제가 될지 모르는 해외진출에 앞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제2의 싸이, 제3의 싸이를 논하기 전에, 과연 얼마나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 이날 <무한도전> 100분 토론이 전하고자 했던 진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4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개그학개론 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이른바 ‘이나영 특집’으로 알려진 이날 방송분에서 <무한도전>은 깨알같은 자막 센스를 과시, <무한도전>이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비교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보여줬다.


<무한도전>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은 김태호 PD는 파업 복귀 후 진행된 지난 두차례 방송에서 워밍업을 끝마치고, 이날 본격적으로 자신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자막 패러디를 선보였다. 올림픽 펜싱 신아람 선수의 오심 사건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1초 자막’과 최근 티아라 사태때 대중들에게 각인된 ‘의지 자막’등 이날 <무한도전>이 선보인 패러디 정신에 시청자는 “대박이다”, “역시 무한도전”이다 등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4일 방영된 무한도전-개그학개론은 배우 이나영과 이태성, 엠블랙 이준, 데프콘이 1990년대 무한대학교 개그동아리 대학생으로 분해 MT를 떠나는 콘셉트로 꾸며졌다.이날 '무한도전' 멤버들과 게스트는 가평으로 향하기 위해 기차에 올랐, 차례대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기 소개를 하는 과정에서 박명수는 “대학을 못나왔다”고 밝혔지만, 멤버들이 “여기가 바로 대학”이라고 면박을 주자 곧바로 “이 사회가 대학을 나와야만 성공하는 사회인가. 난 원래 대학을 안 나왔다. 대학을 나온 설정을 하고 싶지도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여기 대학 MT"는 유재석의 말에 "그럼 대학생인 걸로 하겠다"고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때 '1초 만에 번복한 주장'이라는 자막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자연스레 펜싱선수 신아람 경기에서 벌어진 ‘1초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신아람 선수는 731일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에페 여자 개인 4강전에서 독일선수 브리타 하이데만에게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시계가 1초에서 움직임을 멈추는 현상이 몇 초간 발생해 결승점을 내주며 아쉽게 패했다.


당시김태호 PD트위터를 통해 당분간 ‘1초’가 유행어가 될 것이라며 이 사건을 에둘러 비판했는데, 이날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한번 ‘1초 자막’을 선보인 것이다.


신아람 선수의 ‘1초 사건’ 자막은 가평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게임을 할 때 등장했다. 노홍철이 스피드 퀴즈 중간에 속담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을 잡아 먹자 김태호 PD 는 “1초 밖에 안지났다”며 “천천히 하라”고 자막을 집어 넣었다. 누가봐도 수초가 지난 시간인데 1초밖에 안지났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심판의 오심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1초’ 자막 뿐만 아니라 ‘의지’라는 단어도 자막을 통해 자주 등장했는데, 이는 최근 티아라 왕따 논란을 촉발시킨 멤버들의 트위터 문구를 상기시켜줬다. 티아라 멤버들은 발목 부상을 당한 화영이 목발을 짚고 무대에 오라자 트위터를 통해 “의지의 차이”, “의지가 사람을 만든다” 등의 내용을 올려 왕따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

 

 

 


김태호 PD는 멤버들이 고집을 피우는 멘트를 던질 때마다 ‘의지’라는 자막을 삽입해 자연스레 티아라 사태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며,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드디어 무도가 돌아온 것을 실감한다”며 무도의 자막센스에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무한도전>의 자막패러디는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무한도전>만의 색깔이자 ‘무도’가 ‘무도’로 존재하는 여러가지 상징 중 첫번째로 손꼽히는 정체성이다.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선보인 자막 패러디를 떠올려보면, 이날 ‘1초 자막’과 ‘의지 자막’에 시청자가 찬사를 보내는 진짜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미모” 와 “도덕적으로 완벽한” 등의 자막 패러디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선보인 바 있다.

 

 

 

 


 

<무한도전>의 자막 패러디는 단순한 웃음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예능이 전달할 수 있는 최고치의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다음 자막들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회자될 명 자막들이라고 볼 수 있다.

 

'배추파동 걱정하는 혈맹' 'FTA 협상 노홍철을 추천합니다'('뉴욕스퀘어 특집')

'수입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 '광우병 송아지' '미국산 소 쓰러지듯'('창작동요제 특집')

'송아지 위에 미친소와 병아리 위에 병든 닭' '그랬다간 바로 촛불시위...' (창작동요제 특집')

'기가(GB)가 뭔지, 메가(MB)가 뭔지 알아요?' 'MB보다 위잖아' '미국산 소 백스텝으로 쥐 작은 격' ('핸드볼 특집')

'(여의도 국회 앞에서) 소들아... 일 좀 해라...'('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특집')

 

 

무한도전의 자막은 이제 다른 예능에서 흉내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예능이 어떻게 세상을 담아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교과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무도 이후 자막을 통해 할말을 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무한도전’의 피를 이어받지 않은 예능은 없다”라는 말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지난 노조 파업으로 <무한도전>이 장기 결방에 접어들었을 당시, 시청자가 <무한도전>을 솝꼽아 기다린 것도 바로 이런 무도의 속시원한 자막패러디를 하루 빨리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때로는 속시원하고 또 때로는 울분을 달래주는 <무한도전>의 자막패러디는 단순한 용감함 그 이상이다. 그 안에는 비틀기가 있고, 시의성이 담겨있으며, 무엇보다 시청자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무한도전의 ‘의지’가 녹아있다.


시청자는 재치있고 날카로운 <무한도전>의 자막을 다시금 마주함으로써 새삼 <무한도전>이 돌아왔음을 피부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날 ‘1초 자막’과 ‘의지 자막’에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까닭은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김태호PD의 깨알 자막을 확인한 이날 방송, 이제서야 정말로 무도가 돌아왔음을 실감한다. 반갑다, 무도야.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시면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아래 손가락 버튼을눌러주시면 됩니다... 제 글을 구독하시면 새 글을 편안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예능을 구분하다면, SBS <정글의 법칙>은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리얼버라이어티? 야생버라이어티? 아니면 다큐버라이어티라고 해야할까? 아마 어떤 이름을 붙여도 <정글의 법칙>을 단순명료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왜냐면 지금껏 존재했던 수많은 리얼버라이어티 중에서 <정글의 법칙>처럼 특정 개인에게 중심이 쏠린 프로그램은 없었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을 이끌고 있는 족장, 바로 김병만의 김병만에 의한 김병만을 위한 <정글의 법칙>은 사실상 김병만 개인의 성장스토리인 동시에 김병만의 정글학습보고서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김병만에 대한 의지가 크고, 김병만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아마 김병만이란 남자가 없었다면 애초 기획될 수 없었던 프로그램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27일 방영된 SBS <고쇼>에서는 그래서 <정글의 법칙>을 예능의 새로운 장르, 바로 '김병만 장르'라고 이름붙였다. 특정 개인을 하나의 프로그램 장르로 동일시 하는 경우는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다.

 

이런 김병만을 비롯하여 리키김, 노우진, 류담, 박시은 등 총 다섯명의 정글족이 게스트로 초청돼 진행된 이날 <고쇼>는 지난주에 이어 정글족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영분에서는 이들 정글족 외에 특별한 손님이 한명 더 초청됐는데, 바로 <정글의 법칙2>의 이지원 PD 가 스튜디오에 나와 정글족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고쇼>방송에서 연예인 못지 않은 입담을 뽐내던 이지원 "PD는 제작진인 이지원 PD가  굳이 등장하지 않아도 될 타이밍에 화면에 나타나거나, 멋진멘트를 준비해서 남발한다"는 출연자들의 비판에 "사실 카메라 욕심이 있었다"고 털어놓는 등 스타PD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밝히기도 했다.

 

출연자와 제작자가 털어 놓는 정글 비하인드는 때로 서로간의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며 신선한 웃음을 이끌어 냈는데, 이날 방송에서 돋보인 것은 무엇보다 <고쇼>의 메인 MC 고현정이었다. 그동안 메인 MC답지 않은 진행실력과 과도한 리액션 등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고현정은 <정글의 법칙>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아주 자연스럽고 날카로운 질문 하나로 이끌어 내는 진행실력을 뽐냈다.

 

 

 

 

 

 

<정글의 법칙2> 출연자와 이지원 PD가 정글의 위험성과 힘든 환경을 이야기 주제로 삼자, 고현정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런 정글과 우리가 사는 현실중 어디가 더 잔인하고 힘들다고 보시는지요..?"

 

그동안 <고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우 예리한 질문인 동시에 <정글의 법칙>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포함했다는 점에서 이날 고현정의 이 질문은 그야말로 <고쇼>라는 프로그램의 품격을 한단계 드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했다. 실제로 고현정이 질문을 던지자 옆에 있던 보조MC 정형돈과 김영철이 "아~"하는 탄성을 질렀으며, 정글족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모습을 보였다.

 

 

 

 

이이 대해 이지원 PD는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 더 정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정글족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야기를 건네받은 김병만 역시  "현실사회는 정신을 괴롭힌다. 스스로 죽음의 길로 가게 만든다"며 "거기(정글)는 육체로 힘들다.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 육체적으로 힘든게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글보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더 정글같고 힘들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끝으로 지원PD는 "나미비아에서 현지인이 해준 말이 있는데 그걸 갖고 병만족과 제작진이 프로그램 모토로 삼았다"며 "우리가 자연을 존중하면 자연도 우리를 존중한다는 것이다"고 털어놨다. 지원PD는 "그 말이 우리가 이렇게 힘든 모험을 하면서 모토가 됐다. 스스로는 도전이라는 단어를 안 쓴다. 가서 공존하고 배울건 배운다"고 전했다.

 

정글이라는 환경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줄 수 있는 단어는 다름아닌 약육강식이다. 힘이 없는 존재는 힘 있는 존재에게 먹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런데 이는 비단 정글이나 자연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 역시 잔인할 정도로 약육강식의 룰이 작동되고 있다. "서울이 더 정글같다"고 말한 이지원 PD의 말도 그런 의미가 아닌 듯 싶다.

 

또한 현실은 우리의 정신을 힘들게 한다. 서울에서는 불면증으로 잠을 잘 못자는 김병만이 정글에서는 잠을 잘 잔다는 이야기도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고 채찍질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는것일까. 이곳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자연과 정글로 가니 보이게 된 것은 아닐까?

 

끊임없이 자연에게 배우고, 또 정글에서 학습하고 싶다는 김병만의 말이 진심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우리 현실이 정글과  크게 다를바가 없지 않기 때문인것 같다.

 

그래도 정글에서는 힘있는 존재가 다른 약한 존재를 거두고, 함께 사는 법을 배워나가는데, 현실에서는 그것마저 없으니, 정글이 현실보다 더 낫다고 해야할까?

 

 

<정글의 법칙2>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사실 단순한 웃음 그 이상이다. 그리고 이날 병만족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있었던 것은 <고쇼>의 메인MC 고현정의 날카로운 질문 덕분이었다.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만큼은 고현정이 정말 최고의 MC처럼 느껴졌다.

 

 

 

 

 

앞으로도 고현정이 이처럼 핵심을 꿰뚫는 질문으로 MC로의 존재감을 높이고, 프로그램의 질도 향상시켜주길 바란다. 덧붙여 그녀의 현실이 결코 정글같지 않기를 바라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시면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아래 손가락 버튼을눌러주시면 됩니다... 제 글을 구독하시면 새 글을 편안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블로그 이미지

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