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그린달빛 김유정 캐스팅, 기대를 모으는 이유

배우 김유정이 KBS 2TV 새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을 확정지었다. 그간 성인 연기자의 아역 역할을 주로 맡아온 김유정이 처음으로 여주인공 역할을 꿰찬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김유정은 엉겁결에 환관이 돼 궁에 들어가는 남장여자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인데,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매력을 뽐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김유정과 박보검이 보여줄 청춘 로맨스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의 후예> 속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이 떠난 빈 자리의 아쉬움을 ‘보유커플(박보검-김유정)’이 달래줄 것이란 믿음(?)까지 보이고 있다.

사실, 그간 김유정은 아역 배우 이미지가 강해서 이렇다 할 로맨스를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다. 물론, <해를 품은 달>에서 여진구와 가슴 아픈 사랑을 그려낸 적이 있으나, 아역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로맨스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은 다르다. 더 이상 아역이 아니다. 엄연한 여주인공으로서 극 전체를 끌고 나가야 한다. 이야기의 중심은 결국 박보검과 함께 보여줄 로맨스다. 어쩌면, <구르미 그린 달빛>은 ‘김유정표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는 드라마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그동안 김유정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교복을 입고 등장한 장면이 많았다. 맡았던 배역이 학생에 국한된 까닭에 그렇다. 제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김유정이라 할지라도, 역할이 제한되다보니 자신의 끼와 매력을 마음껏 펼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선 남장여자를 연기한다. 심지어 환관이다. 그녀가 맡은 홍라온은 사랑스러운 뺀질이인 동시에 생활력 강하고 처세술에도 능하다고 전해진다. 김유정 입장에서는 팔색조 매력을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캐릭터인 것이다.

올해 나이 열여덟. 이미 성공한 아역출신 배우로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김유정에게 <구르미 그린 달빛>은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될 게 분명하다. 성인 연기자와 호흡을 맞춰 로맨스를 펼치는 것도 처음이며, 또 어쨌든 첫 드라마 주연인 만큼, 책임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마 후면 아역 연기자에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연착륙을 고미해야 할 시기도 온다. 아마도 <구르미 그린 달빛>은 김유정의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동시에 배우로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는 박보검과 김유정이 보여줄 호흡이 가장 기대되긴 하지만 말이다.)

그간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과연 우리의 김유정은 또 어떤 변신을 꾀할 것인가. 박보검으로 시작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어쩌면 김유정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