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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상경기] 1. 택시비 2만원에 가슴 철렁한 사연

살아가는 이야기/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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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지금까지, 29년이라는 삶을 살아오며 한 번도 전라도를 벗어나 본적 없는 ‘촌놈’이 2011년 3월, 큰마음 먹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처음 서울 생활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지역 출신들이 그러하듯, 직장생활을 이유로 상경하게 되었습니다. 지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이곳 서울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를 <좌충우돌 상경기>에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서울은 참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하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서울에 살고 있으며, 그 범위를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으로 확장시키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9%가 사는 곳이니 그럴 수 밖에요.

 



앞을 보아도 사람, 뒤를 보아도 사람, 옆을 보아도 사람인 이곳은 또 그만큼 넓은 곳이기도 한데요.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만 보더라도 한 시간은 기본이요, 두 시간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도 흔하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 더욱 실감이 나는 법이지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약간의 이질감(?)중 하나는 지역에서 느꼈던 일종의 친목이나 정 같은게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끝나고 한잔하자”라는 문화가 이곳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뜻인데요. 모두들 퇴근 후에는 집에 가기 바쁜 모습을 보여 처음 막 서울에 올라왔을 때에는 그런 모습에서 ‘여기가 서울이긴 서울이구나’하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물론, 어떤 조직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겠으나, 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평일날 저녁 직장 동료들과 가볍게 한 잔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입니다. 괜히 술자리가 길어져 지하철이 끊기거나 혹은 택시 할증이라도 붙는다면 결국 본인이 손해를 다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쩌다 평일 회식이라도 있는 날에는 볼멘소리를 하는 동료도 여럿 있습니다.

 



넓고 넓은 서울. 그리고 문제는 어느날 불현 듯 찾아왔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는데, 면목동에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사당동에 살고 있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좀 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면 말할테니 급하다고 빨리 택시를 타고 오라는 것이었죠.

 



사실, 지금껏 서울에 올라 온 뒤, 집에서 회사 말고는 다녀본 적이 별로 없어 지하철 노선도도 잘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휴대폰을 켜고 지하철 노선도를 통해 사당과 면목동 까지가 어느 정도 거리인지 대충 파악한 뒤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 살았던 전주에서는 5천원이면 대부분 다닐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물론 1만원 가까이 나오는 거리도 있었지만, 집 학교 직장이 주로 5천원 거리 내외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죠.

 



물론 거리가 먼만큼 택시비도 많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은 있었으나, 미터기에서 1만원이 찍히는 순간 저는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휴대폰을 통해 아직 절반도 오지 못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강을 건너지도 못했는데 벌써 1만원이라니….

이거 무서워서 택시 타고 못다니겠네….

이 자식은 왜 나를 불러낸거야….



급기야 친구에 대한 원망으로 생각이 번졌을 즘, 택시비는 1만 5천원을 초과하여 2만원을 향해 신나게(!)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손은 슬그머니 호주머니로 향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현금이 얼마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죠. 만 원짜리 두 장과 천원 짜리 다섯 장을 확인 한 순간, ‘쿵쾅’거리던 심장은 어느덧 진정이 되었으나,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처음 탄 택시이자(제 돈을 내고 탄 택시는 처음이라는 의미입니다.) 혹시나 친구가 불러낸 까닭이 심각한 일이어서 되돌아올 때에도 택시를 타고 와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벌써부터 들었던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미터기는 2만2천원에서 멈추었고, 그제서야 확인을 한 사실이지만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기사아저씨 눈치를 보며 호주머니 손을 넣고 현금을 확인하던 제 모습을 되돌아보니 다시금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왕복 택시비도 아니고, 한 도시에서 2만2천원의 택시비가 나온다는 사실은 아마도 서울에 올라와 경험한 다양한 ‘문화충격’ 가운데 으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는 타지 말아야할 것들 가운데, 청룡열차 뒷 순위에 택시를 올려 놓은 순간이기도 했고요.

 



친구 녀석이 불러낸 이유는 사실 별 이유가 아니었고, 가볍게 술 한 잔 하면서 인생상담(?) 조금 해준 뒤, 서울시의 혈관이라 불리우는 지하철로 복귀했습니다. 특별히 지하철 요금에 대해서 비싸다 싸다 생각해 본 적 없지만, 그날만큼은 정말 지하철은 인류가 만들어낸 교통수단 가운데 ‘가장 경제적’이며 유용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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