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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화가 필요한 우리사회의 자화상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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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를 시청하다 보면, <개그콘서트>속 ‘대화가 필요해’란 코너를 보는 듯 한 착각이 들곤 한다. 신봉선, 김대희, 장동민이 출연했던 ‘대화가 필요해’는 대화와 소통이 부족한 한 가족의 식사시간을 배경으로 이들의 오해와 다툼 그리고 갈등 해소 과정을 매우 유쾌하게 그려낸 코너였다.

 

<안녕하세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연들은 결국 말 한마디만 제대로 나눴다면, 나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면 불거지지 않았을 오해와 갈등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가끔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작정하고’ 나온 몇몇 출연자들을 제외하고 보면, 이들의 고민은 ‘별게 아닌 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유는 바로 평소에는 그토록 나누기 힘들었던 대화도 방송을 계기로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열리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대화가 단절되어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안녕하세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28일 방송에 소개된 ‘무뚝뚝한 엄마’ 사연과 ‘통금 강요 아빠’ 사연도 평소 가족 간에 대화가 많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갈등이었지만, 이들은 표현법이 서툴러서 혹은 마음을 내보이지 않아서 고민과 걱정으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대화가 필요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사연들이었다.

 

먼저 ‘무뚝뚝한 엄마’ 때문에 고민이라며 스튜디오를 찾은 21살 양태규 씨는 21년 동안 단 한 번도 살갑게 대해준 적 없는 엄마와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날 양태규 씨는 그동안 엄마와 제대로 눈빛을 나눠본 적이 없고, 유독 엄마가 자신에게 쌀쌀맞게 대한다고 밝혔다. 학창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하다가 발목을 크게 다쳤음에도 자신보다 병원비를 더 걱정하고, 심지어 본인에게 말도 안하고 엄마가 이사를 간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양태규 씨는 엄마에게 늘 “사랑하다”고 고백하고, 엄마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아들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이날 양태규 씨의 어머니는 앞으로 “아들이 '사랑해'라고 하면 나도 '사랑해'라고 대답하기 위해 여기 나왔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을 약속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이 서툴러서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방송을 계기로 보다 더 가까워진 이날 모자(母子)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나 ‘대화’였다.

 

‘통금 강요 아빠’ 사연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연의 주인공은 평소 아빠가 9시가 넘으면 전화를 해서 집에 들어오라고 윽박지른다며, 아빠의 욕설과 강압적인 태도를 고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고민은 딸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아내와 아들 역시 아빠가 정해 놓은 통금시간을 지켜야 했고, 윽박지르는 말투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 다정다감한 말투와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었다. 통금시간을 지켜 집에 일찍 들어와도 아빠가 혼자 방에서 TV를 보기 때문에 평소 나누는 대화가 거의 없었던 것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날 방송을 계기로 아빠 역시 달라질 것임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홀로 자랐다”며 “가족들을 정말 사랑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설명한 뒤, “내가 잘못했다. 표현을 못 해서 그랬다. 미안하다”고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비록 방송의 힘을 빌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진심을 담은 대화가 돌기 시작하자 어색했던 가족 관계가 한층 더 밝아진 느낌이었다.

 

사실, 대화가 필요한 곳이 비단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가족들뿐일까.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귀를 열지 못하고, 마음을 닫아버린 까닭에 수많은 갈등이 생겨나고 상처가 곪아 가고 있다. 마치, 대화가 부족한 우리사회의 자화상을 보는 듯 했던 <안녕하세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족들만큼이나 우리 모두에겐 지금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그것도 무척이나 절실하게 말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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