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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입견 부끄럽게 만든 두 명의 출연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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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영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매우 의미있는 두 명의 출연자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한명은 피부색과 머리가 검은 흑인이었고, 다른 한명은 머리와 다리털을 비롯하여 온몸의 털이 황금색인 우리나라 청년이었다.

 

외형적인 모습에서 남들보다 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은 인종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며 피부색과 머리색 등 어느 하나 공통된 점이 없었지만 유일하게 비슷한 게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남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지독한 편견과 선입견에 시달려왔다는 점이다. 언어폭력은 물론이고 자신들을 신기하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다는 이날 두 명의 출연자를 통해 시청자는 새삼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반성할 수 있었다.

 

 

 

 

먼저, 케냐에서 온 흑인 스탠리 씨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흑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고민을 털어놨다. 현재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힘든 일이 있을 때 소주를 마시고, 떡볶이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을 만큼 한국 문화에 애착을 가지고 또 한국 사랑이 뛰어난 청년이었다. “한국 사람은 정이 많고, 또 치안이 잘 돼있어 안전하다”는 그의 말에선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한국 사랑과 달리 일부 국민들은 단지 그가 흑인 이라는 이유만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앉는 걸 기피하는 건 물론이고, 몇몇 사람들은 “깜둥이”와 같은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와 같은 폭언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는 고백에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탠리 씨는 아프리카와 케냐라는 나라가 갖는 이미지 때문에 자신을 낮춰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도 속상함을 털어놨다. 어느 날 클럽에서 만난 여자가 “미국에서 왔냐?”라고 묻자, “케냐에서 왔다”고 하니 그 여자가 실망하는 눈치를 보였다는 것이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목받고 오해받는 것도 억울한데, 미국인이 아닌 아프리카인이라 해서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질 땐 쾌활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에 나가면 유색인종이 되고, 때로는 동양인을 바라보는 서양인의 편견과 오해로 인해 상처 받을 일이 많은데, 왜 우리가 스탠리 씨와 같은 흑인을 선입견으로 대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피부색과 나라 이미지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스탠리 씨의 마지막 말은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줬다.

 

 

 

 

사람들의 선입견은 단순히 스탠리 씨가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뒤이어 출연한 황금색 머리 남성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스탠리 씨와 비슷한 경험을 많이 당했기 때문이다. ‘푸른눈의 모녀’ 사연처럼 단지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여 발생한 백색증일 뿐인데, 그는 어렸을 적부터 ‘외계인’과 ‘돌연변이’와 같은 말을 듣고 자라야 했다. 정말 지독한 무지와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이 남성은 심지어 학창 시절 선배들이 몸 안의 털도 노란색이냐며 강제로 옷을 벗기는 학교폭력을 당하기도 했고, 대중목욕탕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 때문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한다. “원래 그렇다”고 해도 믿지 않고, 그저 신기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 때문에 이 청년은 자신감마저 상실, 이날 방송에서도 시종일관 작은 목소리와 위축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황금색 머리는 마치 ‘노는 이미지’. ‘날라리’와 같은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어내 취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노란 머리인 채로 면접에 들어가면 면접관들이 한숨을 쉬거나 불쾌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등 구직 활동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검정색으로 염색을 하기엔 시력이 안 좋아 함부로 염색약을 사용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이 청년의 마지막 말 역시 스탠리 씨와 마찬가지로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 달라”는 당부였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세히 뜯어보면 우리는 모두 남들과 다른 무언가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그것은 겉으로 확연히 들어나는 외모일 수도 있고, 혹은 내면에 품고 있는 무언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 나라는 존재를 부각시켜 주는 나의 특징일 뿐이다. 단지 조금 남들과 다르다고 하여 손가락질 받고 지적당한다면, 그냥 복제인간을 만들어 살면 되지, 왜 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산단 말인가.

 

우리는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그럼에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도우며 사는 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자 삶의 재미이기 때문이 아닐까? 다를 순 있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닌 그냥 다른 것이다. 그 다름을 빌미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겠다. 우리 안에 자리 잡은 지독한 선입견을 부끄럽게 만든 이날 방송이 그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이날 출연한 두 명의 출연자 모두 앞으로는 더 이상 사람들의 편견와 선입견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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