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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첫방, 이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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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첫방, 이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

 

돈이나 권력, 둘 중 하나만 보장된다면 대한민국처럼 참 살기 좋은 나라도 없을 거 같다. 영화 <배테랑> 속 조태오(유아인 분)가 그렇게 안하무인처럼 살 수 있었던 것은 돈이 많아서며, <내부자들>의 이강희(백윤식 분)와 장필우(이경영 분)가 죄를 짓고 떳떳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권력이 막강해서다. 물론 둘 다 갖추면 더할 나위 없다. 현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9일 첫 방영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속 남규만(남궁민 분)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남규만 앞에서 벌벌 떨고, 그의 말 한마디에 목숨을 던질 것처럼 행동하는 건 남규만이 대단해서가 아니다. 그건 그냥, 그가 재벌 3세이기 때문이다. 바로 돈의 힘이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남규만은 급기야 살인 사건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정황상 남규만은 오정아(한보배 분)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의 이름은 검찰과 언론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오히려, 살인 사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서재혁(전광렬 분)이 범인으로 체포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건 이때부터다. 충분히 자신의 알리바이를 주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재혁은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다. 되려 검찰에서는 그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발표한 뒤, 그를 살인자로 몰아세운다. 이유는 바로 서재혁이 기억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기억이 없는 그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수도, 또 증명할 수도 없다. 급기야 서재혁은 자신이 정말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기억을 잃는 다는 것은 이토록 무섭다.

 

 

 

 

서재혁이 기억을 잃어가는 것과는 반대로 그의 아들 서진우는 자신이 본 모든 것을 기억하는 절대기억력의 소유자다. 의사들은 진우를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tic syndrome)이라고 진단한다. 이제, 진우는 그 특별한 기억력을 무기로,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해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서재혁의 무죄를 증명해내기 위해서는 검찰과의 싸움, 그리고 남규만과의 대립이 불가피하다. 단지, 기억이라는 무기 하나만으로 권력과 돈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불 보듯 뻔한 승부지만, 그럼에도 진우는 사형수가 된 아버지를 지켜내기 위해서 이 뻔한 싸움에 기꺼이 뛰어든다.

 

비상한 머리 덕에 국내 최연소 변호사가 된 그는 이제 자기 자신이 직접 아버지를 변호하기 위해 나선다. 아버지는 완전히 기억을 잃어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아들은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세상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절대기억력을 소유한 서진우는 마치 초능력자처럼 능력을 발휘하겠지만, 그가 넘어야 할 산 또한 만만치 않다. 검찰과 재벌. 현실이라면 개인이 싸워 이길 수 있는 존재와 영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서진우는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이들과 맞설 것이다. 왜냐하면, 기억을 잃는 순간 서재혁처럼 누군가의 희생양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기억하는 자(서진우)와 기억하지 못하는 자(서재혁)를 통해,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 보인다. 기억이란 무엇이고, 기억을 잃는 다는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또 무엇을 잊고 지내왔는가.

 

이제 1회가 방영되었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니, 생존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리멤버’ 세 글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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