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맹승지, 스타 탄생 공식 깬 아쉬운 발언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일반화할 순 없지만, 적어도 MBC에서 만큼은 예능 스타 탄생의 한 가지 공식이 존재해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예능사관학교라 불리는 <무한도전>에서 가능성 있는 연예인을 소개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이후 <라디오스타>에서 그 연예인이 마음껏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었다.
<무한도전>이 발굴하고 <라디오스타>가 키운 예능스타로는 힙합 비둘기 데프콘이 대표적이며, 신치림의 조정치와 장미여관의 육중완 역시 이 공식을 따라 예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바 있다. 두 프로그램이 워낙 인기가 높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며, MBC 예능국에서도 이를 잘 꿰뚫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방영된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맹승지는 바로 이 공식을 따라 예능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최적의 게스트였다. 왜냐하면, 이미 <무한도전>에서 “오빠, 나 몰라?”라는 한마디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린 바 있는 만큼 <라디오스타>에서 다시 한 번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그녀를 찾는 프로그램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맹승지는 현재 침체기에 빠진 MBC 공개코미디에서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만약 그녀가 예능스타로 발돋움 한다면, 다른 무명 MBC 개그우먼들 역시 재조명 받을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최근 대세로 떠오른 KBS 개그콘서트 개그우먼들과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이슈를 만들어내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던 탓일까. 이날 맹승지가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간 ‘무도-라스’를 거쳐 예능스타로 거듭난 데프콘, 조정치, 육중완 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 보였다. 적극적이고 솔직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했지만, 결국은 지나침이 화를 부른 것이다. 특히, 전 남자친구 발언은 헤어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자신의 토크를 위해 타인의 사생활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실제로 이날 방송 이후 ‘맹승지 전 남자친구’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랐고, 그녀가 밝힌 인기 개그맨이란 힌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후보군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 수사대가 지목한 개그맨이 실제 맹승지의 남자친구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겠지만, 맞든 틀리든 그녀의 솔직한(?) 토크 때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거 자체가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라디오스타>라는 독한 예능에서 기죽지 않고 할 말을 다하는 맹승지의 적극성과 이른바 ‘백치 개그’로 불리는 그녀의 맹한 모습 등은 예능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그녀만의 충분한 경쟁력이 될 만했다. 다만, 그녀의 활동무대라 할 수 있는 MBC 공개코미디가 워낙 시청자의 외면을 받다보니 그녀로서는 조급함이 앞섰는지 모르겠다. 성형 고백과 전 남친 발언으로 이어지는 여자연예인들의 토크 단골 메뉴는 개그우먼 맹승지를 이해하는데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안 그래도 <무한도전> 출연 이후 불타올랐던 시청자의 관심이 그녀의 섹시화보로 인해 돌아선 마당에 <라디오스타>에서 마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건 그녀에게 있어 치명적이라 할 만한다. 그녀로서는 MBC 예능 스타 탄생 공식이라는 전철을 밟고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못내 아쉽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본래 영역인 개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는 또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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